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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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의혹’ 민주당 부천시의원, 감찰한다니 탈당…박지원 “눈 가리고 아웅”

CBS라디오서 “탈당했는데 뭔 자료를 내나. 계속 감찰하는 것 자체가 바보같은 소리”
지난 10일 전남 순천의 한 식당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한 시의원이 국민의힘 여성 시의원을 뒤에서 팔로 감싸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장면.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추행 의혹으로 물의를 빚은 당소속 부천시의회 의원 감찰을 지시한 데 대해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격”이라며 사실상 실효성 없는 대응이라고 지적했다.

 

박 전 원장은 23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그분이 탈당했는데 무슨 ‘자료를 내라’, ‘출두해라’ 하면 오나. 감찰단이 계속 감찰하겠다고 하는 것 자체가 오히려 바보 같은 소리”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이날 오전 이 대표가 부천시의회 합동 의정 연수기간 중 여성 직원과 여성 시의원 성추행 의혹을 받은 A 민주당 시의원에 대한 감찰을 지시하자 A 의원은 탈당했다.

 

박 전 원장은 “부천시 의원들은 성추행하고, 전남도당에서는 도당위원장과 사무처장하고 무슨 금전관계 이런 것들이 터졌다”며 “악재가 대개 보면 한꺼번에 온다. 불행이 한꺼번에 오기 때문에 축적된다”고 말했다.

 

박 전 원장은 그러면서 민주당이 이번 사안과 관련해 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발을 해서 형사적 책임을 묻는다든지 의회에서 자체 진상조사위원회를 한다든지 그런 방법밖에 없다. 당으로서 할 일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탈당한 사람이 당에서 조사한다고 나오겠나. 자료를 내겠나. 김남국 의원도 똑같은 것”이라며 김남국 의원 코인 논란도 국회윤리특위 처분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A 의원은 지난 10일 전남 순천의 부천시의회 합동 의정연수 만찬장에서 여직원 2명과 국민의힘 소속 여성시의원 2명을 성추행한 의혹을 받고 있다. 공개된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A 의원이 두 여성 의원과 의회 여직원의 목을 팔로 끌어안거나 어깨를 손으로 만지는 등 신체 접촉을 하는 장면이 담겼다.

 

이에 국민의힘 부천시의회는 지난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A 시의원을 성추행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논란이 일자 이재명 대표는 A 의원에 대한 감찰을 지시했으나, A 의원이 탈당해 중앙당 차원의 감찰은 사실상 이뤄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민주당은 최근 당 인사들의 도덕적 문제가 잇따르자 윤리감찰단이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 및 주요 당직자에 대한 상시감찰을 실시키로 했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