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시절 집단 성범죄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경기 수원시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면직 처분됐다. “어떤 관련도 없다”며 범죄 사실을 부인하던 이 교사는 논란이 커지기 직전인 이달 중순 스스로 면직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25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도교육청은 전날 관내 A교사에 대해 이달 30일자로 면직하기로 결정했다. 해당 학교 측은 전날 학부모들에게 문자를 보내 A교사의 면직 사실을 알렸다.
그는 집단 성폭행 가담 의혹이 최초 제보자 등을 통해 주변에서 조금씩 거론되자 자신의 거취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온라인 카페와 언론을 통해 의혹이 확산하고, 학교 업무에서 배제되자 병가를 내고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이 학교 교장은 “의혹 당사자에게 조사한 결과 본인은 ‘사실이 아니다, 억울하다, 어떠한 관련도 없다’라고 답변했지만, 의혹이 제기된 직후 학생수업과 교육활동에서 배제했다”며 “교육 당국의 협조를 얻어 면직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생 교육에 중대하고 사회적 파장이 크기에 학교 대책팀과 교육 당국에서 실시간으로 진행 사항들을 공개할 수 없었다”고 사과했다.
앞서 이달 20일 한 인터넷 카페에 과거 대전에서 발생한 집단 성폭행 사건의 가해자들이 제대로 처벌받지 않아 이 중 한 명이 현재 초등학교 담임교사로 재직하고 있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의 작성자가 언급한 사건은 13년 전인 2010년 대전지역 고교생 16명이 인터넷 채팅을 통해 알게 된 지적장애 3급 여중생을 한 달여에 걸쳐 여러 차례 성폭행한 사건이다.
당시 재판부는 고교생들이 초범이며 피해자와 합의했다는 이유로, 이들에게 형법이 아닌 소년법을 적용했다. 소년법에 따라 소년부에 송치되면 감호 위탁, 사회봉사 명령, 보호관찰, 소년원 송치 등 1∼10호까지의 보호처분을 받는데 당시 가해 학생들 모두 보호처분을 받았다. 보호처분은 전과로 남지 않고 범죄경력 자료에도 기록되지 않아 교사나 소방관 등 공직에 임용될 수 있다. 교사의 경우 매년 한 차례 성범죄 경력조회까지 받지만 보호처분에 대해선 파악할 수 없다.
안팎에선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교사는 윤리의식과 도덕성이 요구되는 직업인 만큼 앞으로 사회적, 제도적으로 보완해 철저한 검증을 거쳐 임용돼야 한다”며 “국회에서 법 개정을 통해 이 같은 방안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