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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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 팬덤 절연’ 요구에 이재명은 사실상 침묵…비명계 부글부글

“이 대표 '개딸'과 갈 데까지 가겠다는 것 같다” 격앙된 반응도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가 최근 ‘강성 팬덤 절연’ 요구를 외면하자 비이재명(비명)계는 이 대표가 “‘개딸’(개혁의 딸)과 갈 데까지 가겠다는 것 같다”는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28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 대표는 돈봉투 의혹과 김남국 의원의 가상자산 투자 의혹으로 지도력 위기를 겪고 있다.

 

이달 중순 열린 쇄신 의원총회에서는 이 대표의 사퇴론이 직접 언급되기도 했다.

 

이에 이 대표는 “이제는 변화·쇄신할 때가 됐다”며 기조 변화를 시사한 바 있다.

 

이후 이 대표는 기존의 당 통합 행보와 중도층을 바라본 외연 확장 대신 당원과 지지자를 향한 ‘자기 편 챙기기’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게 비명계의 주장이다.

 

특히 이 대표는 개딸로 대표되는 강성 팬덤과의 절연 요구에 대해 침묵 중이다.

 

이원욱, 조응천 의원 등은 계속해 이 대표가 강성 팬덤과의 절연을 공식적으로 선언하고 이 대표의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의 이장 자리에서 물러나는 등의 강한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이런 요구에 반응하지 않은 채 오히려 강성 팬덤을 감싸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게 비명계 측 전언이다.

 

이 의원이 공개한 문자가 당원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자 박성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이 의원의 공개 당시 ‘테러 문자’ 발신자를 강성 당원으로 단정한 정황과 근거를 확인하겠다”고 압박했다.

 

이어 “허위 사실에 기초해 비난, 비판하면 안 된다”며 “외부 이간질에 놀아나지 말자”고 저격했다.

 

이 대표는 또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이 끝난 뒤에는 현장을 찾은 지지자들과의 시간을 갖기 위해 즉석에서 인근 카페로 이동해 지지자들과 사진을 찍으며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강성 팬덤의 지지를 받는 정치인들과의 일정을 소화하고 이들의 주장인 대의원제 폐지에 힘을 실어주기도 한다.

 

이 대표는 지난 24일 당사에서 진행된 당원과의 만남 행사에서 민형배 의원과 서은숙 최고위원, 임세은 전 청와대 부대변인과 황희두 노무현재단 이사를 패널로 세웠다.

 

민 의원과 서 최고위원은 대의원제 폐지를 통한 당원권 강화를 주장하고 있다.

 

임 전 부대변인은 당시 행사에서 “반드시 윤석열 대통령이 임기를 못 채우게 하기 위해 노력하려 한다”며 윤 대통령의 탄핵을 주장했고, 황 이사는 “‘정치 훌리건’ 소리를 듣는데 어떻게 당원을 결집할 것이냐”고 일갈했었다.

 

이 대표는 당시 행사에서 대의원제 폐지와 관련해 “당의 주인이 당원이라는데 실제로도 그런지 모르겠다”며 힘을 실어줬다.

 

또 대의원제 폐지를 주장하는 서 최고위원을 두고 “제가 사람을 잘 골랐다”며 추켜세우기도 했다.

 

대의원제 폐지는 친이재명(친명)계로 분류되는 정청래, 민형배, 김용민, 양이원영 의원 등이 주장하고 있다.

 

다만 당내 중진 의원인 김영주 의원이 의총에서 당의 쇄신을 논해야 하는 현 시점에 대의원제가 핵심 의제로 떠오른 상황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고 다수 의원들의 공감을 받는 등 당의 지배적인 주장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비명계에서는 이 같은 행보를 두고 격앙된 반응이 나왔다.

 

이 의원은 “이 대표가 강성 팬덤에 휘둘려 당을 망치고 있다”고 비판했고, 조 의원은 “당 대표로서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비명계는 이 대표를 향해 강성 팬덤과의 절연을 공식적으로 선언하고, 대의원제 폐지 논의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