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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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오염수 방류 임박… 먹방·단식으로 갈등 증폭시킬 때인가

IAEA 최종보고서 7월 초 공개
여야 “총선 최대 쟁점” 총력전
과학적 근거 토대 대응책 찾길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가 임박해지면서 국내 정치권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오염수 방류 계획을 검증해 온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다음 달 4일 최종 보고서를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고 아사히신문이 어제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IAEA 최종 보고서 공개를 오염수 방류 이전에 거쳐야 할 마지막 절차로 판단하고 있다. IAEA 보고서에서 별다른 문제점이 나오지 않으면 예고한 대로 올여름에 오염수 방류를 강행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그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가 있는 경북 성주를 찾아 참외 시식 행사에 참여했다. 사드 전자파가 인체에 무해하다는 결과가 나오자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대한 야당의 공세 역시 괴담·선동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윤재옥 원내대표도 지난 23일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시장 횟집을 찾아 공개 회식을 했고, 상임위별로 ‘횟집 회식’을 이어갈 계획이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그제 윤재갑 의원에 이어 오염수 방류 저지를 내건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다. 민주당은 다음 달 1일 서울을 시작으로 한 달간 전국을 돌며 오염수 투기 반대 집회를 연다는 계획이다. 먹거리 불안을 야기시키는 오염수 문제가 9개월 앞으로 다가온 총선의 최대 쟁점이 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여야 모두 총력전을 벌이는 모양새다.

여야가 ‘먹방’ 대 ‘단식’으로 대치하며 국민 갈등과 불신만 증폭시키고 있으니 개탄을 금할 수 없다. 먹거리 불안에 빠진 국민은 여야의 이런 행태를 보며 누구 말이 옳은지 극도의 혼란을 겪고 있다. 여야가 진정 국민 건강을 걱정하고 불안을 해소하려면 과학적 근거와 국제적인 기준에 의거해 합리적 대안을 찾는 노력을 기울이기를 바란다. 여야가 얼마 전 검토했던 대표 회담을 다시 추진해 머리를 맞대는 방안도 적극 고려해 봄직하다. 정부 여당은 필요하다면 일본 측에 우리 국민의 합리적 우려를 전달하고 주변국 설득 노력 등 책임 있는 조치도 요구해야 한다.

오염수 방류가 사람이나 해양 생물에게 위험하다는 근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백원필 한국원자력학회장은 그제 국립외교원 주최 토론회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10ℓ 정도 마시면 X-레이 사진 1번 찍는 수준으로 방사능에 노출된다고 밝혔다. 오염수가 방류돼도 방대한 태평양을 돌아 4∼5년 뒤 일부가 국내 해역에 유입된다. 이런 만큼 야당은 국민 불안을 조장하는 선동행위를 당장 멈추고 대응책 제시에 주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