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연례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9일 영국을 방문할 예정인 가운데 미국과 영국이 정부 신뢰도 조사에서 나란히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며 체면을 구겼다.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3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공개한 주요 7개국(G7) 각국의 국민 여론조사 결과 미국이 정부 신뢰도 31%를 기록해 7개국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의 정부 신뢰도는 33%로 미국을 간신히 앞섰다.
갤럽은 G7 정부 신뢰도 조사를 처음 실시한 2006년 당시만 해도 미국 정부 신뢰도가 56%로 가장 높았고, 영국이 49%로 2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지난해 미국과 영국은 국민 3명 중 1명꼴로 정부를 신뢰한다고 답해 최하위에 머물렀다고 지적했다.
갤럽은 미국의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겪은 이후 바이든 대통령 취임 등과 맞물려 정부 신뢰도가 ‘자유 낙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20년 코로나19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정부에 대한 신뢰가 46%로 올라갔으나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하락해 2006년 조사 이후 최저치에 가까운 31%를 기록했다.
영국 정부 신뢰도 하락의 원인으로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보리스 존슨 전 총리의 파티게이트(코로나19 봉쇄기간 음주파티 개최)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갤럽은 분석했다.
독일이 신뢰도 61%를 기록해 가장 높았고, 캐나다(51%), 프랑스(46%), 일본(43%), 이탈리아(41%)가 그 뒤를 이었다. 이탈리아의 경우 2019년 정부 신뢰도 22%에서 지난해 41%로 거의 두 배 가까이 증가했고, 프랑스 정부에 대한 신뢰도 역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집권 이후 꾸준히 증가해 2017년 37%에서 2022년 46%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은 지난해 취임한 올라프 숄츠는 총리가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의 높은 정부 신뢰도 추세를 이어받아 G7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고 분석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영국을 찾아 리시 수낵 총리 등과 회동하고 우크라이나 대반격 지원을 위해 G7 회원국의 분담금 납부 등을 강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