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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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강하IC 설치, 민주당이 주장” VS 여주·양평 지역위원회 “강상면 종점은 아냐”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의 새로운 공방 요소 된 강하IC 설치
원희룡 국토부 장관, CBS 라디오서 “2년 전 민주당이 설치 주장”
민주당 여주·양평 지역위원회 측 “설치해도 양서면이 종점… 강상면 안건은 없었다”
지난달 국토교통부의 ‘서울~양평고속국도 건설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서(초안) 요약문’에 나온 양서면 방향(위)과 강상면 방향(아래) 계획 노선의 종평면도 일부. 강하IC(노란 동그라미) 설치가 포함되어 있다. 요약문은 “본 계획 노선은 향후 설계단계에서 변경될 수 있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 제공

 

국토교통부가 전면 백지화를 선언한 ‘서울~양평고속도로’ 건설사업 구간에 속해 있던 강하IC(나들목)가 정치권의 새로운 공방 요소로 떠올랐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7일 라디오 방송에서 ‘과거 양평군수와 더불어민주당 지역위원장이 강하IC 설치를 2년 전 주장했다’는 취지로 말하자, 민주당 여주시·양평군 지역위원회(위원회) 측이 ‘강하IC를 설치하더라도 변경안처럼 강상면을 종점으로 한 것은 아니었다’고 맞서면서다.

 

국토부의 변경 노선에서 남한강 이남인 양평군 강하면 일대가 대략적인 설치 장소로 지목된 강하IC를 기준으로, 변경안은 이 지점에서 동쪽 방향으로 그대로 뻗어나가 강상면에 닿고 변경 전 노선은 지도상 위쪽으로 살짝 꺾여 양서면으로 향하는 모양새가 나온다.

 

원 장관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2021년 5월 당시 민주당 양평군수 그리고 민주당 지역위원장이 당정 협의를 열고”라며 “강하IC를 설치하도록 노력하고 중앙정부를 움직이겠다고 선언해 지역 신문에도 대대적으로 냈다”고 말했다.

 

원 장관은 당시 ‘강하IC 설치’ 언급은 강상면을 종점으로 한 노선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도 국토부의 노선과 같은 안을 주장했다는 거다.

 

원 장관은 “다른 노선은 있을 수가 없다”며 “달라진 건 자기네가 군수가 떨어지고 야당이 된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의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일가 특혜 의혹 제기는 결국 거짓말 ‘선동 프레임’이라는 비판이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서울~양평고속도로’ 관련 국민의힘 국토교통위 의원들의 기자회견을 지켜보고 있다. 뉴스1

 

앞서 경기 지역 매체들은 2021년 5월 당시 최재관 위원장과 정동균 양평군수가 당정협의회를 갖고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한 당정 협력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면서, 강하IC 설치가 포함된 ‘서울~양평고속도로’ 건설사업 등에 대한 문제가 현장에서 제시됐다고 보도했다.

 

정 군수는 비슷한 시기 양평 지역 매체 인터뷰에서 ‘양평 쪽 IC의 위치에 관심이 쏠린다, 위치 선정 시 어떤 점이 최우선으로 고려되어야 하나’라는 질문을 받고 “기존 노선을 원천적으로 없애고 새로 하는 건 어렵지만, 우리가 국토교통부에 신청했던 원안을 중심으로 양평군의 이익과 어떻게 부합하느냐를 생각하는 건 가능하다”고 답했다.

 

정 군수는 “가령 강상~강하로 이어지는 채널이 있어야 하기에 강하면으로 들어올 수 있는 IC가 있어야 한다”며, “‘서울~양평고속도로’ 핵심은 양수리로 들어가는 6번 국도의 교통량을 분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는 “IC를 어디에 붙이는 건 우리가 결정할 게 아니라 기존 원안을 두고 지역 주민·전문가 공청회, 국토교통부 사전 조사와 맞물려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강상면을 종점으로 하는 국토부의 고속도로 변경 노선이 강하IC 설치를 포함하므로, 정 군수의 인터뷰나 당정 협의 기사에서 나온 내용이 결국 국토부 계획과 다르지 않다는 원 장관의 지적으로 풀이된다.

 

최재관 더불어민주당 여주·양평지역위원장(사진 맨 오른쪽)이 지난 6일 경기 양평군 강상면 고속도로 종점 인근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양평=뉴시스

 

위원회는 이 같은 원 장관의 주장을 즉각 받아쳤다.

 

위원회 측 여현정 민주당 양평군의원은 이날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강하면 운심리에 IC를 두고 양서면을 종점으로 하는 안이었다”며 “강상면으로 종점을 두는 내용은 한 번도 없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강하IC와 강상JC는 차이가 많고 거리도 떨어져 있다”며 “강하IC를 두더라도 양서면으로 넘어가는 노선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하IC 설치를 주장했다고 해서 종점을 강상면으로 바꾸거나 먼저 누군가가 (그런) 말을 하거나 제안한 적 없다”고 강조했다.

 

기사의 당사자로 언급된 최 위원장도 원 장관의 라디오 방송 발언을 두고 “이거야말로 가짜뉴스”라고 날을 세웠다.

 

최 위원장은 “2년 전에는 (강상면 종점인) 변경안이 아예 없었고, (양서면 종점) 원안밖에 없었을 때”라면서, IC 설치를 현재 변경안으로 바꿔 달라며 주장한 것처럼 둔갑시킨 가짜뉴스라고 반박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