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성했던 이적설에 드디어 ‘오피셜’이 떴다. ‘축구 천재’ 이강인(22)이 마요르카(스페인)를 떠나 프랑스 프로축구 ‘최강’ 파리 생제르맹(PSG)으로 자신의 재능을 가져갔다.
PSG는 9일 “마요르카와 이적 작업을 마무리했다. 이강인과 2028년까지 계약했다”고 밝혔다. 이적료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2200만 유로(약 311억원)로 추정된다. 손흥민(토트넘)이 2015년 토트넘으로 이적할 때 기록한 3000만 유로(약 426억원)에 이어 역대 한국인 선수 두 번째로 높은 이적료다. 또 이강인은 마요르카에서 연간 50만 유로(약 7억원)를 받았는데, PSG로 옮기면서 연봉이 400만 유로(약 57억원)로 8배 가까이 급등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강인은 과거 ‘축구 신동’으로 주목을 받았다. 2007년 출연한 예능 프로그램 ‘날아라 슛돌이’에서 엄청난 재능을 선보였고, 2011년 10살의 나이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발렌시아 유스팀으로 떠났다. 이후 2017년 발렌시아 B팀에 합류하며 본격적으로 프로 무대를 밟았다. 지난 2019년 20세 이하(U-20) 월드컵 때는 2골 4도움을 기록하며 준우승에 앞장섰고, 노르웨이의 ‘괴물 공격수’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를 제치고 ‘골든볼(최우수 선수)’로 선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소속팀인 발렌시아에서는 자리를 잡지 못했던 이강인은 지난 2021년 마요르카로 이적한 뒤 팀의 주축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기량을 점차 끌어 올렸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도 태극마크를 달고 존재감을 뽐낸 이강인은 2022∼2023시즌 라리가 36경기에 나서 6골 6도움을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이에 유럽 구단들이 앞다퉈 한국 최고의 재능을 데려오려 했고, 치열한 영입전에서 PSG가 마지막에 웃었다.
지난 6월 A매치를 앞두고 귀국하기에 앞서 PSG의 메디컬 테스트를 통과한 것으로 알려진 이강인은 전날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조용히 프랑스로 출국했고, 파리에 도착하자마자 입단식을 치렀다. 등 번호 19번을 받은 그는 최근 PSG를 떠나 미국프로축구 메이저리그 사커(MLS) 인터 마이애미로 이적한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의 공백을 채우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또 PSG가 지난 5일 스페인 출신의 루이스 엔리케 감독을 새롭게 선임하면서 스페인어로 사령탑과 자유롭게 대화를 나눌 수 있어 적응에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강인은 PSG 홈페이지를 통해 “팀을 최대한으로 돕는 게 나의 임무”라며 “팀이 모든 경기에서 이기고 최대한 많은 우승 타이틀을 따내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입단 소감을 밝혔다.
PSG도 입단을 열렬히 환영했다. 구단은 “이강인은 빠른 발과 왼발 능력으로 차이를 만든다. 좁은 공간에서도 잘 돌파하고 롱패스와 숏패스에 능하다. 지난 시즌 마요르카에서 핵심 역할을 했다”고 치켜세우며 “이제 최고 수준에서 자신의 능력을 입증하는 것만 남았다”고 소개했다.
PSG는 ‘월드 클래스’ 선수들이 즐비한 프랑스 최강 클럽이다. 프랑스 1부 리그 최다 우승(11회)에 빛난다. 브라질의 ‘에이스’ 네이마르를 비롯해 킬리안 음바페, 마르키뇨스 등 수준급 선수들이 포진하고 있다. 지난 2011년 카타르 왕족 자본인 ‘카타르 스포츠 인베스트먼츠’에 인수된 이후 지난 시즌까지 9번의 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등 꾸준히 트로피를 수집하고 있다. 동료들과 주전 경쟁을 펼칠 이강인은 스페인 리그를 비롯해 국가대표 평가전에서도 번뜩이는 존재감을 보였던 만큼 프랑스 무대에서도 자신의 실력을 과시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22살인 그가 새로운 무대에서도 성장을 통해 맹활약하며 축구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할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