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의료 인력 부족 문제를 겪는 인도네시아에서 외국인 의사의 진료 허용 기간을 늘리는 내용을 담은 법안이 의회에서 논의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9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의회가 올해 초부터 의료진 수 증가를 골자로 하는 의료 개혁안의 입법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구체적으로는 현지 의대생에게 레지던트(전문의 수료과정) 기간 동안 학비를 면제해 줘 의료진 양성의 부담을 줄이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 현지 의료 기관의 요청이 있으면 역량 평가에 통과하고 언어 학습에 동의한 외국인 의사가 최대 4년까지 진료를 볼 수 있는 방안이 제시됐다.
세계은행(WB) 통계에 따르면 2020년 인도네시아는 인구 1만명당 의사 수가 6명으로 전 세계 최하위권에 속한다. 인접국인 싱가포르는 같은 기준 의사 수가 25명, 태국은 9명이었다.
2019년 인도네시아의 기대 수명이 상대적으로 낮은 71.3세를 기록한 것도 의료진 부족 문제가 원인으로 꼽힌다고 통신은 전했다. 인도네시아와 비슷한 경제 규모의 국가들은 평균 기대 수명이 76.3세였다. 진료받기 위해 수개월간 대기해야 하는 인도네시아의 의료 현실이 기대 수명을 낮췄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인도네시아 환자들이 해외에서 치료 받고자 연간 115억달러(약 15조29억원)를 지출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