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예천 수해 현장에서 발생한 해병대원 사망 사고와 관련해 해당 지휘관이 사실상 사퇴 의사를 밝혔다.
2일 해병대 관계자에 따르면 임성근 해병 1사단장은 지난달 28일 김계환 해병대사령관과 만난 자리에서 고 채수근 상병 사망과 관련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단장으로서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이에 김 사령관은 “무슨 뜻인지 이해했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채 상병은 해병 1사단 포병여단 제7포병대대 소속이었다. 지난달 19일 수해로 큰 인명피해가 발생한 예천 내성천에 재난 대응을 위한 신속기동부대 일원으로 투입돼 실종자를 수색하던 중 급류에 휩쓸려 숨졌다.
임 사단장은 자신이 모두 책임질 테니 부하들은 선처해 줄 것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직후 해병대가 장병들에게 구명조끼도 입히지 않고 수중 수색을 시킨 것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졌다. 수사 결과가 나오기 전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하자 지휘 계통상 최상급자인 사단장이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간 해병대가 자체 조사를 실시해 온 이 사안은 조만간 경북경찰청에 이첩될 예정이다. 경찰 수사가 개시되면 누가 지시를 내렸는지, 해당 지시가 무리했는지, 재난관리규정 및 대응 매뉴얼에 맞게 조치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전망이다. 해병대가 실종자 수색 전 사전에 소방당국으로부터 안전 유의사항을 통보받았는지 여부도 수사의 쟁점이 될 전망이다.
앞서 소방당국이 해병대 측에 “강과 맞닿은 경계지역은 무너질 수 있느니 진입을 금지하라”고 구두로 경고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이에 최용선 해병대 공보과장은 전날 국방부 정례 브리핑에서 “당시 신속기동부대는 소방당국의 지휘소에 들어가 수색작전 현황에 대해 청취한 바는 있으나, 안전 유의사항에 대해 전달받은 바는 없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