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전교생이 3000명에 달했던 제주 제주시 원도심의 한 초등학교 학생 수가 100여 명으로 급감해 존폐 위기에 몰리고 있다. 젊은이들이 떠나며 원도심 공동화가 가속화하자 주민들이 직접 재개발 사업에 나서고 있다.
4일 제주시 삼도2동 소용천 서측 재개발추진준비위원회에 따르면 제주남초등학교 남쪽에 있는 제주시 삼도2동 남성마을은 1970~1980년 공무원과 교사 등 중산층이 살던 주거지역이었다.
그런데 40년이 된 노후 단독주택과 좁은 골목길로 인해 지금은 원도심 중에서도 대표적인 낙후지역으로 꼽힌다.
1946년 개교한 제주남초등학교는 1970∼80년대 전교생이 3000명에 달했고 한해 졸업생도 500명씩 배출했다. 당시 학급이 포화상태여서 신설한 중앙초, 삼성초 등으로 분산되기도 했다. 하지만, 1980년대 신제주권 개발 등으로 공동화가 가속화하면서 신입생이 최근 5년간 8~12명 수준으로, 현재 전교생은 8개 학급 107명에 불과하다.
이처럼 낙후된 원도심을 살리기 위해 주민 주도형 재개발이 추진돼 귀추가 주목된다.
재개발추진위는 남성마을 소용천 복개구간 서쪽 제주남초~제주중앙여중 일대 5만㎡에 노후 주택 약 300동을 철거, 800∼1000세대 프리미엄아파트를 조성하는 도시정비구역(재개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지역주민들이 주도해 재개발을 추진하는 것은 도내 처음으로 알려졌다. 소용천 복개구간 안전 진단 결과 C등급이 나오면서 재개발 추진에 탄력이 붙었다.
재개발추진위 관계자는 “남성마을은 마을 구성원이 고령화됐고, 공원과 공영주차장이 없는 열악한 주거환경으로 떠나간 젊은이들이 돌아오지 않는 인구소멸지역으로 꼽히고 있다”며 “일부 토지주들은 주택을 임대해주고는 신제주권에 거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개발추진위는 그동안 원도심 살리기 사업에 막대한 예산이 투입됐지만, 떠나간 주민들은 돌아오지 않았다며 마을 공동체를 살리기 위해서는 재개발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재개발추진위는 토지주 299명 중 현재까지 60%(179명)의 동의를 받았고, 도시정비구역을 시행할 수 있는 동의율(67%) 확보에 나섰다.
또 제주도와 제주시에 청원서를 제출, 건축 고도를 현재 30m(10층)에서 신제주권처럼 45m(15층)로 완화해 줄 것을 건의했다. 재개발추진위는 오는 11월 제주시에 도시정비구역 지정을 신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