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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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장동 몸통 바꿔치기 ‘정치공작’ 의혹, 檢 진상 규명해야

대장동 의혹 커지자 김만배·신학림
“尹이 수사 무마” 가짜뉴스로 맞불
문재인정부 검찰, 거짓 알고도 침묵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김만배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가 영장실질심사를 받기위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3.02.17. kgb@newsis.com

대장동 몸통 의혹을 엉뚱한 곳으로 돌리는 가짜뉴스로 ‘대선 공작’을 벌인 정황이 속속 드러나 파장이 확산하고 있다. 특히 대장동 비리 핵심인 김만배씨와 일부 언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정치권과 문재인정부 검찰이 두루 연루됐을 개연성이 크다. 검찰은 김씨와 신학림 전 전국언론노조 위원장(‘뉴스타파’ 전문위원)이 주도적으로 가짜뉴스를 만들었다는 관련자 진술과 정황을 확보했다. 사실이라면 국기를 흔드는 심각한 사안이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대장동 의혹 제기 직후인 2021년 9월15일 모 일간지 선배였던 신씨와 만나 당시 국민의힘 유력 대선 주자였던 윤석열 대통령이 검사 재직 시절 부산저축은행 비리 사건과 관련, 대출 브로커 조우형에게 커피를 타주는 등 수사를 무마했다는 허위 내용의 인터뷰를 했다. 대선일 직전에 보도해 달라며 신씨에게 1억6500만원을 줬다. 김씨는 조씨에게 “(대장동 의혹을) 엉뚱한 방향으로 끌고 갈 테니 모른 척하라”는 입단속까지 했다. 대선 사흘 전 뉴스타파가 녹취파일과 그 내용을 공개하자 JTBC와 MBC는 집중 보도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TV토론에서 윤 후보에게 “조씨에게 왜 커피를 타줬느냐”라고 반격했다. 대장동 몸통을 바꿔치기하려는 ‘정치공작’을 의심하는 게 무리가 아니다.

 

신씨는 민주당에 비례대표 공천신청까지 했던 친문 성향의 인물이다. 인터뷰 녹음파일을 6개월 동안 갖고 있다가 대선일 직전에 보도한 건 대선 개입 의도가 아닌가. 더구나 김씨가 100억원을 출연해 언론재단을 만들어 신씨를 초대이사장으로 앉히려 한 건 그 대가로 보인다. 당시 검찰 수사도 석연치 않다. 검찰은 조씨와 남욱 변호사 대질신문을 통해 관련 의혹이 사실이 아님을 확인하고도 대장동 수사를 엉뚱한 방향으로 끌고 갔다. 정진상·김용씨 등 이 대표의 최측근 수사는 지지부진한 가운데 대선이 치러졌다. 부실 수사, 가짜뉴스에 침묵한 배경을 조사해야 하는 이유다.

 

2002년 대선 당시 김대업 병풍 공작, 2017년 대선 과정에서 드루킹 일당의 여론조작은 대선 결과에 큰 영향을 끼쳤다. 2022년 대선은 0.7%포인트 차이로 당락이 갈려 허위사실 유포로 자칫 결과가 바뀌었을 수도 있었다. 김씨와 이 대표가 인터뷰 한 번만 한 사이가 아니었다는 보도도 잇따르고 있다. 이번 의혹에 이 대표 측이 얼마나 개입했는지를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 검찰은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철저하게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