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10일 이재명 대표를 만나 “싸움이 오래 걸릴 지 모른다. 건강을 챙기셔야 한다”며 단식 중단을 요청했다. 민주당 인사 중 이 대표를 직접 만나 단식 중단을 요청한 인사는 사실상 이 전 대표가 처음이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전영준 전 종로구의원과 함께 이 대표 단식 천막을 방문했다. 이 전 대표는 “걱정돼서 왔다. 많이 수척해지셨다”라며 “건강은 나빠지고 계실 거고, 국민들도 이 상황을 착잡하게 보고 있을 테니 단식을 거두시고 건강을 챙기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고맙다”면서도 “어떻든 (현 정부) 폭주를 막아내야 할 것 같다. 어려운 걸음을 해주셔서 참으로 감사드린다”라고 답했다.
이 전 대표는 이에 “단식장을 많이 가봤는데 어느 순간 넘으면 건강이 확 힘들어진다. 동지들도 많이 걱정하실 테니 (단식 중단 요구)를 받아주셔라. 건강이 더 나빠지면 안 된다”라고 재차 권유했다. 이 대표가 “지금은 괜찮다”고 말하자 이 전 대표는 “몸은 의지대로만 되는 것은 아니다. 몸의 요구도 존중을 해야 하긴 한다. 동료들 걱정을 덜어달라”고 재차 권했다. 약 15분간 대화를 마친 이 전 대표는 “힘드실 테니 먼저 일어나 보겠다”라고 자리를 떴다.
이 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건강도 나빠지고 있을 거고, 국민들도 이 상황 착잡하고 지켜보고 계시니 단식 거두시고 의료진의 도움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라고 설명했다.
농성 천막 앞에서 진을 치고 있던 이 대표 지지자들과 이 전 대표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다만 이 전 대표가 나타나자 이 대표 지지자들 사이에서 한숨이 나왔다. 한 여성 지지자는 단식 천막을 나서는 이 전 대표에게 “구속돼야 할 분이 웃고 있다”며 달려들었지만, 김영진 당대표 정무조정실장과 천준호 비서실장이 제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