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장애여성의 매매혼을 주선한 남성이 경찰에 체포됐다.
17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매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처럼 블로그를 운영하며 장애 여성에게 가격을 매긴 영상을 올린 중국 윈난성 출신의 남성이 공안에 체포돼 조사받고 있다.
이 남성은 팔로어 14만3000명을 보유한 블로그 계정을 운영했다. 그는 자신의 프로필 설명에 “빠른 결혼 준비를 돕는 조력자”라고 썼다.
그는 최근 게시물에서 결혼을 원하는 장애 여성들의 정보를 공유하며, 이들의 성격과 장애에 대한 세부 사항을 제공했다. 영상에서 여성들에 대한 가격도 제시했다.
그는 지적 장애를 가진 21살 여성을 보여주는 한 영상에서 여성에 대해 “21세, 비장애인 지능이 평균의 80% 수준이지만 순종적”이라고 묘사했다. 그리고 신붓값으로 18만8000천 위안(약 3500만원)을 제시했다.
또 다른 영상에서는 언어 장애가 있는 여성을 “24세, 정상적인 두뇌를 가진 미혼 여성”으로 설명하며 신붓값으로 16만 위안(약 3000만원)을 책정했다.
다른 장애 여성들의 신붓값은 최소 6만 위안(약 1100만원)부터 시작됐다고 SCMP는 전했다.
이 남성은 자신의 주관적인 평가로 여성에게 등급을 매겨 수만 위안의 신붓값을 책정하고 있다. 또 그는 소개비로 2만 위안(약 370만원)을 추가로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가 신붓값에 여러 수수료를 포함해 상당한 금액을 긁어모으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사법 당국은 이 남성을 체포해 중매를 가장한 인신매매를 한 것으로 보고 수사에 착수했다. 그의 계정은 주요 소셜미디어(SNS)에서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됐다.
중국 후베이성 매체 지무뉴스에 따르면 이 블로그 운영자는 이전에 자신이 합법적인 중매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는 “장애 여성의 부모님을 만나고 적절한 법적 계약서를 작성하는 등 모든 절차가 적법하다”고 말했다. 또 제시한 금액이 ‘차이리’(彩禮)라고 불리는 결혼지참금이며 신부 가족에게 전달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차이리는 중국 결혼 관습에서 신랑 측이 신부 가족에게 감사를 표하며 전달하는 지참금이다.
지난 11일, 지방여성연맹 대표자들은 지무뉴스에 여러 지역 부서가 이 문제를 조사하기 위한 조직을 구성했다고 전했다. 이 단체의 관계자들은 블로그 운영자가 장애 여성들의 사진을 온라인에서 가져와 잘못된 정보를 퍼뜨렸다고 밝혔다.
이에 현지 누리꾼들은 “신붓값이라는 가면을 쓴 인신매매다” “이 영상을 삭제하지 않은 SNS 플랫폼에도 책임이 있다” “SNS 플랫폼에서 벌어진 공모와 과실 여부에 대해서도 철저히 조사해라” 비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