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방한한 줄리 터너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가 북한 인권 수준을 “세계 최악”이라고 평가한 데 대해 북한이 “사이비 인권 전문가”라는 막말로 맞받았다. 국내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터너는 북한에 정보를 유입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과 플랫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조선인권연구협회 대변인은 20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터너 특사가 "괴뢰(남한) 외교부 장관, 통일부 장관 등을 만난 자리에서 우리의 인권 실상을 왜곡하고 폄훼하는 험담을 늘어놓으면서 괴뢰들과 야합해 반공화국 인권 모략 소동을 극대화할 흉심을 드러내놓았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지난 8월에도 터너 특사를 겨냥해 “인권 개념도 모르는 무식쟁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터너 특사는 취임 후 처음으로 지난 16∼18일 한국을 찾았다. 방한 기간 그는 정부 관계자, 탈북민, 시민단체 등과 면담을 진행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 김영호 통일부 장관과 만난 자리에선 북한 인권 상황을 “세계 최악의 수준”으로 규정했다. 이어 “국제사회가 힘을 합쳐 북한 정권의 끔찍한 인권침해를 드러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조선인권연구협회 대변인은 터너 특사를 “명백히 인권의 외피를 쓴 인권 교살자, 사이비 인권 전문가”라고 부르며 맹비난했다. 이어 “저급한 사유, 천박한 언행으로 일관된 터너의 궤변에 귀를 기울일 자들은 반공화국 대결에 환장이 된 역적패당들과 괴뢰 지역에서 기생하고 있는 인간쓰레기들뿐”이라고 저질스러운 막말을 퍼부었다.
한편 방한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터너 특사가 “북한에 정보를 유입시키기 위한 새로운 전략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혀 눈길을 끈다. 그는 20일(현지시간) 미국 수도 워싱턴 조지워싱턴대에서 열린 ‘한국 정책 포럼’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했다. 터너 특사는 “해외에 있는 탈북자 증가는 북한을 직접 경험한 사람들만 가질 수 있는 정보나 관점을 공유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며 북한 내부에 외부 정보를 유입할 방법으로 위성, 라디오 방송 등을 거론했다. “(북한에 정보를 보낼) 혁신적 콘텐츠 제작 프로그램을 찾고 있다”면서도 “수십년간 사용된 오래된 기술을 계속 사용하는 것도 나름의 가치가 있다”고 했다.
스스로 ‘세계 최악’이라고 평가한 북한의 인권 수준과 관련해 그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 8월 5년 만에 북한 인권에 대한 공개 세션을 개최했다”며 “회의 개최만으로도 성과이지만 이 모멘텀을 활용해 변화를 지속적으로 추구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이 탈북민 수백명의 강제북송을 밀어붙인 것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