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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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세 사망 세계 최고령 개’ 보비 나이 놓고 진위 논란

수의학계 “30년 이상 생존 불가능”
조작 주장도… 기네스協 조사 착수

태어난 지 31년165일 만인 지난 21일 세상을 떠난 보비(사진)가 ‘세계에서 가장 오래 산 개’인지에 대한 진위 공방이 일어나기 시작했다고 영국 가디언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보비의 죽음 직후 기네스북에 등재된 이 개의 수명이 정확한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오히려 커지기 시작해 기네스 기록을 관리하는 기네스협회가 조사에 나섰다.

포르투갈의 대형 목축견인 ‘하페이루 두 알렌테주’ 종 수컷인 보비는 1992년 5월11일생으로 1939년에 29세 5개월로 죽은 호주의 다른 개 기록을 갈아치우며 올해 2월 세계에서 가장 오래 산 개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바 있다. 이후 21일 사망하며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다.

하지만 이후 보비의 나이에 대한 의문이 커졌다. 특히 수의학계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개가 인간 수명으로 환산하면 200세에 달하는 30년 이상을 생존하는 것은 현대 과학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하페이루 두 알렌테주 종의 평균 수명은 일반적으로 12~14년에 불과하다. 심지어 1999년 촬영된 보비의 사진과 최근 사진 속 발 색깔이 다르다며 나이가 조작된 것이 아니냐는 주장까지 제기돼 관련된 조사가 본격화됐다. 포르투갈 국립 수의사 협회에서 관리하는 정부 데이터베이스에서 기록된 보비의 나이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는 중이다.

가디언은 “수의사들은 보비의 나이가 국가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되어 있기는 하지만 이는 주인의 자진 신고에 근거한 것이기 때문에 완벽하게 신뢰할 수 없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유전자 검사 결과에서도 보비가 고령이라는 사실만 드러났을 뿐 정확한 나이는 산출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서필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