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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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서 ‘빈대주의보’… “틈새 살피고 소독하세요”

최근 고시원·찜질방 등 잇단 출몰
“노린내·곰팡이 냄새나는 곳 찾아
스팀고열 분사·진공청소기 방제”

최근 대학교 기숙사와 고시원, 찜질방 등 전국 각지에서 빈대 출몰 신고가 잇따르자 정부가 관계 부처에 빈대 확산 방지를 위한 관리 강화를 요청했다.

사진=질병관리청

정부는 31일 관계 부처 회의를 열고 공동 숙박시설 등에 대한 빈대 관리와 방제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질병관리청과 보건복지부, 교육부, 환경부, 문화체육관광부, 고용노동부가 참여했다. 정부는 빈대 예방과 대응법을 안내·홍보하고 확산 방지를 위해 점검을 강화하기로 했다.

 

정부가 빈대 관리 대책 마련에 나선 건 최근 빈대 출몰 신고가 이어져서다. 9월 중순 대구 계명대 기숙사에서 학생이 빈대에 물렸다는 신고가 접수됐고, 지난 13일에는 인천 서구 사우나에서 살아 있는 빈대 성충과 유충이 발견됐다. 경기 부천시 고시원에서도 빈대가 나왔다는 민원이 들어왔다. 서울 영등포구에도 빈대 신고가 접수됐다.

당국은 없던 빈대가 갑자기 많아졌다고 보긴 어렵다고 설명한다. 지역 사회에선 이전부터 빈대 출몰 신고가 꽤 있었고, 9월부터 관련 보도가 많이 나오면서 빈대 출몰에 대한 대중 관심이 커진 영향이 있다는 얘기다. 빈대는 의무 신고 대상이 아니어서 발생 현황을 비교하기도 어렵다.

 

지난 19일 대구 달서구 계명대학교 기숙사에서 방역업체 관계자들이 빈대(베드버그) 박멸을 위해 방역 소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방역이 풀리고 해외여행이 활발해진 게 국내 빈대 발생에 일부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해외여행을 떠난 관광객 사이에선 베드버그(빈대) 물림 사례가 빈번하게 공유돼 왔다. 질병청은 1일부터 공항 출국장, 해외감염병 신고센터에서 프랑스와 영국 등 빈대 발생 국가 출입국자와 해당 국가에서 화물을 수입하는 수입기업을 대상으로 해충 예방 수칙을 안내하기로 했다.

빈대는 감염병을 옮기진 않는다. 주로 야간에 사람 피를 빨아 수면을 방해하고 가려움증 등 2차적 피부 감염을 유발하는 해충이다. 빈대에 물렸다면 물과 비누로 씻고 증상에 따라 치료법과 의약품 처방은 의사나 약사와 상의하면 된다.

빈대 방제를 위해선 먼저 집이나 공동 숙박시설에 빈대가 있는지 확인한다. 침대 매트리스나 틀, 소파, 책장, 침구류 등의 틈새를 살펴야 한다. 숨은 빈대를 찾기 어렵다면 빈대 부산물이나 배설물 흔적, 노린내 또는 곰팡내가 나는 지점을 확인한다. 빈대를 찾았다면 스팀 고열을 서식 장소에 분사하고 진공청소기로 빈대에 오염된 곳을 청소한다. 살충제 등 화학적 방제를 함께 사용하는 것도 좋다. 여행 중 빈대에 물렸다면 여행 용품을 소독하고 옷은 세탁 후 건조기에 오래 돌리면 빈대를 없앨 수 있다.


이정한 기자 ha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