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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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간증서 “난 눈치 안 보고 산다” 주먹 불끈 장제원…“저를 위해 기도해달라”

13일 유튜브 채널 ‘장제원TV’에서 25분 분량 간증 영상 공개
“공천받아 낙선하면 초상집보다 더해”…부친의 낙선 떠올리기도
지난 13일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의 유튜브 채널 ‘장제원TV’에 올라온 교회 간증 영상.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국민의힘 중진이자 ‘친윤(친윤석열)계’ 핵심으로 혁신위원회의 ‘총선 불출마’나 ‘험지 출마’ 권고 대상에 해당하는 장제원 의원이 “저는 눈치 안 보고 산다”며 할 말은 하면서 사는 타입이라고 내세웠다.

 

장 의원은 13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장제원TV’가 공개한 어느 교회 간증 영상에서 “우리가 뭐가 두렵고 어렵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아무리 권력자가 뭐라뭐라해도 제 할 말을 하고 산다”며 “그래서 좀 많이 역풍도 맞지만”이라고 덧붙였다. 유튜브 채널에서 공개된 영상은 40여분간 진행된 장 의원의 12일자 간증 편집본으로 그의 정치계 입문과 부친인 고(故) 장성만 전 의원 등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장 의원은 “저는 정치인의 아들이자 목사의 아들, 교육자의 아들로 커왔다”며 “남들은 저보고 ‘금수저’라 행복하게 살았다고 생각하는데 별로 안 좋다”고 지난날을 되짚었다. 그리고는 “소주 한잔이라도 먹으면 ‘목사 아들이 술 먹는다’고 그런다”며 “정치인의 아들로 산다는 게 얼마나 힘이 드는지 아나”라고 모인 이들에게 물었다. 또 “아버지가 알려진 사람이니까 공부를 잘하면 과외를 받았을 거라고 하고, 공부를 못하면 국회의원의 아들이 공부를 못한다고 한다(는 말이 있을 것)”라고 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노란 동그라미)이 지난 1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산악회 행사 사진. 장제원 의원 페이스북 캡처

 

부산 사상구 소재 동서대학교 설립자이기도 한 부친을 떠올리면서 장 의원은 “우리 아버지가 돈이 많아 산을 개간해서 학교를 지은 게 아니다”라며 “산에 가건물을 짓고 15명의 학생으로 시작한 게 오늘날의 대학교”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 돈은 어디서 마련했느냐”며 “미국에 가서 (아버지가) 트럭을 타고 전 교회를 다니면서 ‘대한민국이 못 먹고 못 살고 어렵다, 신앙의 인재를 키워서 대한민국을 일으켜 세우려 하니 헌금을 해 달라’ 이래서 10불, 100불, 1000불. (이렇게) 헌금을 하면 아버지가 송금해서 대학이 커왔다”고 덧붙였다.

 

장 의원은 자신이 어떠한 일이 있어도 다른 국회의원들처럼 ‘삭발 투쟁’ 하지 않는 이유를 말하는 과정에서 학창시절도 떠올렸다. 고등학교 시절 가수가 하고 싶어 가출했다가 하루 만에 ‘백기 투항’하고 집에 왔을 때, 모친이 이발소에 데려가 머리를 밀게 했다면서다. 그는 “트라우마 때문”이라며 “다시 (머리카락이) 나기가 그렇게 힘든 줄 몰랐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공천받아 낙선하면 그 집안은 초상집보다 더하다”며 “울고불고 억울해서 땅을 친다”고 설명하면서 자신이 대학생 시절 부친이 낙선했을 때를 상기하기도 했다. 30대 후반 정계 진출을 생각한 자신의 ‘정치하겠습니다’라는 각오에는 ‘최고가 되도록 하라’는 부친의 답변을 받았다며, 장 의원은 “아버지께서 ‘정치로 어려운 사람을 보살피고 좋은 국회의원이 돼라’고 말씀하실 줄 알았는데, ‘무조건 1등을 하라’고 하셨다”고 언급했다.

 

장 의원은 2008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후보로 나와 부산 사상구를 지역구로 첫 당선되면서 국회에 입성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산악회 행사 사진. 장제원 의원 페이스북 캡처

 

장 의원은 “벌써 (정치 인생) 15년째인데 많은 어려움도 겪고 풍파도 있었고 한 번은 4년 쉬기도 했다”며 “무소속으로 출마해 지역 주민의 사랑으로 당선되는 기적도 맛봤다”고 그동안 걸어온 길을 돌아봤다. 무엇보다 당 혁신위의 ‘중진 험지 출마론’에 반대하는 자신의 생각을 부각하듯 “요즘 장제원 험지 출마하라고 하는데 제가 16년 동안 걸어온 길이 쉬운 길이 아니었다”면서 “어려운 길이었지만 크리스천으로서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테니, 여러분들도 저를 위해 많이 기도해주시길 바란다”는 말로 마침표를 찍었다.

 

장 의원은 지난 11일에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지역 기반 조직 산악회 행사 사진을 올려 주목됐다. 총 4200여명이 참석해 경남 함양의 한 체육관에서 열린 행사에서 장 의원은 연단에 올라 인사말 하거나 모인 이들의 흥을 돋우듯 마이크 잡고 노래하는 모습 등이 사진에 담겼는데, 일부에서 혁신위의 험지 출마 메시지를 거부하는 일종의 ‘세력 과시’ 아니냐는 해석을 낳을 여지도 있어 보인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