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뭄에 이어 홍수까지 겪은 소말리아의 인구 4분의 1이 심각한 수준의 식량 위기에 처해 있다고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이 14일(현지시간) 밝혔다.
2년 넘게 이어진 가뭄으로 지난해 4만명이 사망하고 기근 직전까지 갔던 소말리아는 회복할 새도 없이 이달 초 대규모 홍수가 발생해 45만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WFP는 지난 10월 폭우 상황이 악화되자 410만달러(약 53억원)를 투입해 소말리아 정부와 홍수 대비 프로그램을 발동하고 주민 20만명에 지원금을 전달했다. 그러나 여전히 소말리아 인구 4분의 1에 해당하는 430만명이 연말까지 ‘식량 위기(3단계)’ 또는 그 이상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WFP는 전했다. 유엔은 식량 부족을 ‘최소 위협’부터 ‘기근’까지 총 5단계로 분류하고 있다.
로라 터너 WFP 소말리아 부국장은 “기후 변화로 소말리아에서 가장 취약한 사람들이 또다시 타격을 입었다”며 “가뭄 직후에 홍수가 발생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기후 충격은 끊임없는 폭격”이라고 말했다.
WFP는 가뭄으로 수백만 마리의 가축이 죽고 농지가 파괴된 상태에서 홍수까지 닥쳐 소말리아의 회복력을 망가뜨리고 있다고 전했다.
터너 부국장은 “소말리아는 여전히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의 기아에 직면해 있다”며 “극한 상황 속 (인도적 지원에 의존하는) 악순환을 끊을 수 있도록 소말리아 지역사회에 도구와 지식을 제공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