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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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의결권 제도 17일부터 시행…벤처기업 71% “활용 계획 있다”

벤처기업 47.6% “향후 3년 이내 도입 예정“

벤처기업계의 숙원이었던 복수의결권 제도가 17일 시행된다. 벤처기업 10곳 중 7곳 꼴로 향후 복수의결권 주식을 발행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벤처기업협회는 벤처기업 291사를 대상으로 제도 도입 의향과 도입 시 애로사항 파악을 위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16일 발표했다. 벤처기업의 70.8%는 향후 복수의결권 주식을 발행할 계획이 있다고 응답했다. 다만 도입 시기는 ‘구체적 계획 없음’(52.4%), ‘향후 3년 이내’(30.1%), ‘1년 이내’(13.1%) 순으로 나타났다. 시행 즉시 도입하겠다는 기업은 9곳이 있었다. 

 

사진=뉴시스

17일부터 시행되는 복수의결권은 1주당 최대 10개의 의결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벤처기업이 지분 희석의 우려 없이 대규모 투자를 유치해 성장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이번에 도입됐다. 복수의결권 주식이 발행되면 1개 주식에 2개 이상, 10개 이하의 의결권이 부여된다. 자본금을 출자해 법인을 설립한 창업자로서 현재 회사를 경영하고 있어야 발행할 수 있다. 비상장 벤처기업만 발행 가능하다. 창업 이후 누적 투자 금액이 100억원 이상이고, 가장 마지막으로 받은 투자액이 50억원 이상이어야 한다.

 

복수의결권주식을 발행한 기업은 중소벤처기업부에 보고할 의무가 있다. 언제든지 관련 사항을 열람할 수 있도록 정관을 본점과 지점에 비치·공시해야 한다. 제도가 시행되면 중기부가 관보를 통해 복수의결권주식 발행을 보고한 벤처기업의 명단을 고시한다. 누구든지 벤처기업의 복수의결권주식 발행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복수의결권을 허위 발행하게 되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벤처기업협회에 따르면 복수의결권주식 발행 계획이 없는 이유는 ‘투자 유치 미계획’(44.7%), ‘친인척 우호지분 충분’(20.0%), ‘주주 반대 및 발행주식의 3/4 동의 부담’(11.8%)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복수의결권주식 발행 시 예상되는 어려움에 대해 기업들은 ’발행요건 충족‘ (31.1%), ’총주주 동의‘(29.4%), ’주식대금 납부‘(18.9%), ’보통주 전환‘(10.3%) 등을 꼽았다. 

 

협회는 내달 6일 서울 구로구 협회 대회의실에서 중기부와 함께 복수의결권주식 제도 도입을 희망하는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정책설명회를 연다. 제도 홍보와 함께 도입절차 및 요건 등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예정이다.

 

성상엽 벤처기업협회장은 “벤처업계의 오랜 숙원이었던 복수의결권주식 제도가 어렵게 도입된 만큼, 복수의결권 도입으로 글로벌 벤처에 도전하는 벤처기업이 많이 늘어나길 바란다”며 “제도 도입을 위한 컨설팅 등을 꾸준히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지민 기자 aaaa3469@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