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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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스타트업과 협력" 약속했는데… 오픈AI 올트먼 갑작스런 해임

이사회 "소통에서 솔직하지 않은 모습 계속 보여"
올트먼 "그동안 좋았다"… 향후 계획은 언급 안 해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로 전 세계에 AI 열풍을 일으킨 오픈AI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전격 해임됐다. ‘챗GPT의 아버지’로 불리며 전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업인 겸 혁신가로 떠올랐던 만큼 충격이 크다. 올트먼은 올해 6월 우리나라를 방문해 “한국 스타트업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기도 했는데 이 또한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7일(현지시간) 오픈AI 최고경영자(CEO)에서 갑작스럽게 해임된 샘 올트먼. AFP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오픈AI는 이날 성명에서 “이사회는 올트먼이 회사를 계속 이끌 수 있을지 그 능력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올트먼을 해임하는 이유와 관련해 “이사회는 신중한 검토 과정을 거친 끝에 올트먼이 지속적으로 소통에 솔직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 이사회가 책임을 다하는 데 방해가 될 뿐이란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올트먼과 더불어 오픈AI 이사회 의장인 그레그 브록먼도 그 자리에서 물러날 것으로 알려졌다.

 

올트먼은 16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에 참석하는 등 최근까지도 왕성한 활동을 했다. 지난 6일에는 오픈AI 첫 개발자 회의를 열고 최신 AI 모델 ‘GPT-4 터보’를 선보이기도 했다.

 

오픈AI 이사회의 결정이 내려진 직후 올트먼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오픈AI에서 보낸 시간이 정말 좋았다”고 밝혔다. 이어 “나 개인적으로도 세상을 조금이나마 변화시키는 계기가 됐고, 무엇보다도 재능 있는 사람들과 함께 일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회고했다.

 

‘소통에서 솔직하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는 오픈AI 이사회의 비판 내용에 대해 올트먼은 이렇다 할 반박을 하지 않았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에 대해서도 “나중에 더 자세히 말하겠다”며 언급을 피했다.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오른쪽)과 최고기술책임자(CTO) 미라 무라티. 오픈AI 이사회는 17일(현지시간) 해임된 올트먼을 대신할 임시 CEO로 무라티를 선임했다. AP연합뉴스

올트먼이 2022년 말 챗GPT를 출시한 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오픈AI에 무려 130억달러(약 17조원)를 투자했다. 이를 통해 오픈AI는 기업 가치가 860억달러(약 112조원)으로 치솟은 바 있다. 이처럼 그동안 오픈AI와 깊은 협력 관계를 맺어 온 MS는 올트먼의 해임 소식에 의외로 담담한 태도를 보였다. MS는 대변인 성명에서 “우리는 오픈AI와 장기적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며 “고객에게 차세대 AI 시대를 제공하기 위해 (오픈AI의) 새 CEO와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픈AI의 새 CEO란 이날 이사회에 의해 올트먼을 대신할 임시 CEO로 선정된 미라 무라티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지칭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트먼의 갑작스러운 퇴장은 국내에도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전망이다. 그는 지난 6월 1박2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해 윤석열 대통령을 예방하고 국내 스타트업, 정보기술(IT), 블록체인 업계 등과 대화를 나눴다. 당시 올트먼은 “한국 스타트업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해 큰 기대감을 불러 일으켰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