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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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역 잠든 취객 폰 슬쩍…스크린도어에 새겨진 범행

출소 62일 만에 또 범죄 50대 구속…경찰, 맞은편 녹화된 CCTV로 파악

상습 털이범은 '완전범죄'를 꿈꿨지만, 말없이 지켜보던 스크린도어에 범행이 그대로 '저장'돼 결국 덜미를 잡혔다.

서울경찰청 지하철경찰대는 심야의 지하철역 승강장에서 술에 취해 잠든 시민의 휴대전화를 훔친 혐의로 50대 남성 A씨를 검거해 지난 8일 구속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동일 수법 범죄로 이미 9번 붙잡혀 6번이나 구속된 범죄 전력이 있다.

사진=서울경찰청 지하철경찰대 제공

경찰에 따르면 그는 지난 7월 출소해 일정한 주거·직업 없이 서울 게임장 등지에서 지내다 출소 62일 만에 또다시 범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9월 28일 '지하철역 승강장 의자에서 술에 취해 잠든 사이에 휴대전화를 도난당했다'는 피해 신고를 받고 범행 장소 탐문에 나섰다.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인하던 경찰은 스크린도어에 비친 A씨의 범행 장면을 확인했다.

A씨는 지하철 이용객이 드문 심야인 데다 승강장 CCTV가 설치 안 된 사각지대인 줄 알고 범행했지만, 맞은편 사각지대에서 벌어지는 장면이 스크린도어에 고스란히 비치는 것까지는 미처 생각 못 한 것이다.

경찰은 A씨의 인상착의를 파악하고 인근 지하철역 등지의 CCTV 80여대를 함께 분석해 신원을 특정했다. 이어 서울 시내 게임장, 찜질방 등 주요 배회 장소를 추적한 끝에 이달 6일 체포해 이틀 뒤 구속했다.

서울경찰청 지하철경찰대는 "수법범죄 데이터 분석을 토대로 여죄를 수사할 예정이며, 지하철에서 발생하는 범죄는 끝까지 추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