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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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대장동·백현동은 제 지역구, 李 사법리스크는 지역구 문제… 빨리 결론 내야”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주민들에게 ‘왜 이리 시간 끄나’ 이야기 2년째 듣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뉴스1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전날 법원에서 실형 선고를 받은 데 대해 ‘대장동 의혹’은 그리 시간 끌 문제가 아니라는 뉘앙스로 반응했다.

 

안 의원은 이날 오전 YTN ‘뉴스라이브’에 출연해 “제 지역구가 바로 대장동과 백현동에 있다”며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는) 제 지역구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당선 첫날부터 계속 주민들에게 ‘왜 이 사안을 이렇게 오래 끌어야 하는가’ 등의 이야기를 2년째 듣고 있다”며 “시간이 오래 걸릴 사안이 아닌데 판결이 너무 늦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그리고는 “속도를 내서 빨리 결론 났으면 좋겠다”며 “이거는 그렇게 복잡한 사안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안 의원의 이러한 발언은 ‘김용 전 부원장 1심 유죄 판결과 법정구속이 어제 있었는데, 이것이 이재명 대표 사법리스크 등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라는 취지의 진행자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조병구 부장판사)는 지난달 30일 정치자금법 위반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기소된 김 전 부원장에게 징역 5년과 벌금 7000만원을 선고하고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법정구속했다. 재판부는 6억7000만원 추징도 명령했다. 올해 5월4일 김 전 부원장이 재판부의 보석 허가로 석방된 지 210일 만이다.

 

김 전 부원장은 당내 대선 예비경선 전후인 2021년 4~8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 그리고 정민용 변호사와 공모해 민간업자 남욱씨에게서 총 4회에 걸쳐 대선자금 명목으로 8억47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이 중 6억원이 김 전 부원장에게 전달된 것으로 판단했고, 나머지 유 전 본부장이 사용한 1억4700만원이나 남씨가 되찾아간 1억원에 대해서만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유 전 본부장과 정 변호사에게 무죄를, 남씨에게는 징역 8개월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 사건은 지방의회 의원 김용과 개발 사업을 관장하는 성남도시개발공사 실세 유동규가 민간업자 사이에서 장기간에 걸쳐 인허가를 매개로 금품 수수를 통해 밀착해 유착한 일련의 부패 범죄”라며 “뿌리 깊은 부패의 고리는 지방자치 민주주의를 우롱하고 주민의 이익과 지방행정의 공공성을 심각히 훼손하는 병폐”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유동규·김만배 등 민간업자들의 관여로 인해 공공개발에 있어 지방의회 다수당의 이의가 있음에도 비정상적 정치적 개입을 통해 공사가 설립됐고, 이후 민간업자들의 이권 개입의 통로가 됐다”며 “지역주민과 공공에 돌아갔어야 할 개발이익의 상당 부분이 민간업자들에게 귀속되는 결과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심지어 김용과 유동규 등은 민간업자들과의 유착관계를 (이재명 대표 재선) 시장 선거일 직전 상대 후보 측에 관한 부정적인 보도가 이루어지는 데에 이용하는 등 정치적으로도 활용했다”고도 질타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시계를 확인하고 있다. 뉴스1

 

대장동 의혹 관련 법원의 첫 판단인 이번 판결은 향후 같은 의혹 관련한 이 대표 재판과 수사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판결에 이 대표 측은 같은 날 언론 공지에서 “검찰의 짜깁기 수사와 기소로 납득하기 어려운 판결이 나왔다”며 반발했고, 이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전 부원장 구속을 놓고 “아직 재판이 끝난 게 아니어서 좀 더 지켜보겠다”고만 말했다.

 

지난 대선을 반년 앞두고 있던 2021년 9월 대장동 개발 사업 관련 성남시 공무원과 민간업자 간 유착 의혹이 처음 수면으로 떠올랐고, 당시 야당이던 국민의힘은 성남시장 출신인 이 대표가 해당 의혹의 ‘몸통’이라고 공세를 폈다. 공전을 거듭하던 수사는 지난해 5월 서울중앙지검이 ‘특수통’ 검사들로 수사팀을 재편하고 사실상 재수사에 나서면서 전환점을 맞았으며, 이 대표와의 관련성을 부인하던 유 전 본부장과 남씨 등 핵심 관계자들이 같은 해 9월쯤부터 태도를 바꿔 이 대표를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하면서 수사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 대표 선거캠프 총괄부본부장을 지내며 자금 조달과 조직 관리를 맡았던 김 전 부원장이 대선 국면에서 8억원 넘는 불법 선거자금을 수수했다고 본 검찰은 그를 지난해 11월 구속기소했다. 대장동 관련 재판 중 가장 먼저 1심 선고가 이뤄진 이번 사건에서 검찰은 김 전 부원장 징역 5년 선고라는 소기의 성과를 거둔 가운데, 향후 다른 대장동 관련 재판에서 유 전 본부장의 진술 신빙성이 상당 부분 인정된 점을 내세울 것으로 보여 이 대표 등 피고인들과의 치열한 법정공방이 전망된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