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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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사 새 부사령관 첫 공식 행보는 '전쟁 영웅' 보훈차관과의 만남

보훈부 주최 '주한 외교사절 초청 감사 오찬' 열려
이희완 차관, 유엔사 부사령관과 깊은 대화 나눠

최근 유엔군사령부 새 부사령관으로 부임한 데릭 매콜리 장군이 한국의 전쟁 영웅 이희완 국가보훈부 차관(예비역 해군 대령)과 만났다. 매콜리 부사령관은 캐나다 육군 중장으로 유엔사 부사령관을 캐나다인이 맡은 것은 그가 두 번째다.

 

유엔군사령부 데릭 매콜리 신임 부사령관이 20일 서울 용산 로얄파크컨벤션에서 열린 ‘주한 외교사절 초청 감사 오찬’ 행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유엔사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캡처

21일 보훈부에 따르면 이 차관은 전날 서울 용산 로얄파크컨벤션에서 열린 ‘주한 외교사절 초청 감사 오찬’ 행사를 주관했다. 오찬에는 매콜리 부사령관을 비롯해 6·25전쟁 당시 참전국들의 주한 대사, 무관 등 70여명이 함께했다. 보훈부는 “6·25전쟁 정전 70주년 국제보훈 사업을 마무리하고, 올해 사업을 위해 협력한 주한 대사 등 외교사절들을 초청하여 감사를 전하는 자리”라고 이번 행사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 차관의 인사에 이어 보훈부가 만든 동영상 상영이 이뤄졌다. 영상은 올해 보훈부가 추진한 사업 중 유엔군 참전용사 재방한, 영국 잼버리 대원들의 보훈 탐방, 유엔 참전국 후손들을 위한 평화 캠프, 유엔 참전용사 유해 봉환 및 안장식 등을 담았다. 주한 참전국 대사 등 외교사절들로부터 정전 70주년 사업에 참여한 소감을 듣고, 2024년 예정된 보훈부의 국제보훈 사업을 주제로 의견을 나누는 시간도 있었다.

 

이날 행사에서 가장 눈길을 끈 이는 매콜리 유엔사 부사령관 그리고 이 차관이었다. 매콜리 부사령관은 지난 14일 이임한 앤드루 해리슨 전 부사령관(영국 육군 중장)의 뒤를 이어 유엔사 ‘2인자’가 되었다. 2018년 유엔사 부사령관직이 비(非)미군 장성에게 개방된 뒤 4번째 부사령관에 해당한다. 그동안 캐나다 육군의 웨인 에어 중장(2018∼2019년 재임), 호주 해군의 스튜어트 메이어 중장(2019∼2021년 재임), 해리슨 중장(2021∼2023년 재임)이 차례로 이 자리를 거쳐갔다. 이번에 매콜리 장군의 취임으로 유엔사 부사령관직이 4년 만에 캐나다 장성한테 돌아갔다.

 

매콜리 부사령관은 1989년 사관후보생 과정을 수료하고 육군 소위로 임관한 이래 34년가량 복무한 베테랑 군인이다. 2015∼2016년 이라크로 파병돼 참전한 경험이 있다. 캐나다 육군 제5사단장, 육군참모총장 직무대행 등을 지냈다.

 

이희완 신임 국가보훈부 차관이 20일 서울 용산 로얄파크컨벤션에서 열린 ‘주한 외교사절 초청 감사 오찬’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유엔사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캡처

이 차관은 2000년 해군사관학교(54기)를 졸업하고 항해병과 소위로 임관했다. 중위 시절인 2002년 6월 북한군의 도발로 제2연평해전이 터졌을 당시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지키는 참수리 357정 부정장을 맡고 있었다. 정장 윤영하 대위(사후 소령으로 진급)이 교전 도중 전사한 상황에서 그가 25분간 침착하게 전투를 지휘해 승리로 이끌었다. 하지만 북한군 포탄에 오른쪽 다리를 크게 다쳤고 병원으로 후송된 뒤 결국 절단해야 했다. 제2연평해전 때 세운 전공으로 충무무공훈장을 받았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6일 정무직 인사를 단행하며 당시 해군본부 인사참모부 대령이던 그를 보훈부 차관으로 깜짝 발탁했다. 이는 ‘영웅이 대우받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윤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가 반영된 인선으로 풀이됐다. 대통령실 발표 후 전역하고 민간인이 된 그는 지난 11일 보훈부 차관으로 취임했다.

 

이날 참전국 대사, 무관 등 외교사절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차관은 “유엔 참전용사들의 피와 땀, 희생과 헌신으로 맺어진 동맹과 우정의 역사는 6·25전쟁이 남긴 우리 모두의 위대한 유산”이라며 “보훈부는 그 소중한 유산이 국제보훈을 통해 끈끈히 이어지고 더욱 견고해질 수 있도록 유엔 참전국과의 교류·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해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