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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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업체 2000억대 사기 연루 의혹’ 개그맨 “시스템 잘 몰랐다” 억울함 호소

개그맨 겸 중고차 딜러 이동윤, 유튜브 출연해 해명
유튜브 채널 ‘차나두’ 영상 갈무리. 

 

경찰이 유명 연예인을 홍보 모델로 내세운 차량 리스업체 2000억원대 사기 사건을 조사 중인 가운데, 해당 연예인이 개그맨 출신 중고차 딜러인 이동윤(사진)씨로 밝혀졌다.

 

이씨는 최근 유튜브 채널 ‘차나두’에 올라온 영상에서 “저 또한 너무 답답하고 죽을 것 같은 심정”이라며 “저를 믿고 계약해준 모든 분께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는 “본의 아니게 제가 혼자 이 사태를 감당하는 것 같다. 방송 일만 계속하다 보니 회사 시스템이나 차량에 관해 잘 몰랐다”고 했다.

 

이씨는 “처음에는 회사에 들어와서 ‘그냥 이런 게 있나 보다’라고 생각했다”면서 “지금까지 사기 피해 사례가 없었으니까 ‘이런 판매 방식이 있나 보다’라고 여겼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런(사기) 사례가 없었기 때문에 당연히 회사에선 ‘괜찮은 수익 구조로 일어나고 있다’고 했고, 개인적으로는 ‘잘 운영되고 있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지난 2일 서초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29일 중고차 판매업체 A사의 대표 B씨와 회사 관계자들에 대한 사기 혐의 고소장이 접수됐다.

 

이 회사는 이동윤을 직원으로 고용해 홍보에 나섰고, 보증금을 돌려준다고 약속했지만, 실제론 다음 투자자의 돈으로 보증금을 돌려막는 ‘폰지 사기(돌려막기)’ 방식으로 운영돼온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액만 2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A사는 중고차 판매와 함께 매월 일정 금액을 내면 소유 자동차를 계약기간 동안 고객이 빌려 탈 수 있는 오토리스 사업을 병행하면서 개그맨 출신 딜러 이씨 등을 전면에 내세워 홍보를 해왔다.

 

그러면서 A사는 2015년 2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렸지만 2019년에는 208억원으로 급성장했다.

 

또 차량 대금의 30~40%를 보증금으로 내면 월 납부료 절반가량을 지원해 준다거나 보증금의 70~80%는 계약만료 시 반환하겠다는 조건도 내세웠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신규 이용자의 보증금으로 기존 이용자의 보증금을 지급하는 폰지사기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피해자들은 집단 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입장문을 내고 “고객의 요청사항이나 피해에 자구책을 마련해 시간이 걸릴지라도 회피하지 않고 보상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태가 터지자 A사의 광고 모델과 중고차 딜러로 활동하던 이씨에게 불똥이 튀었다.

 

이씨는 2005년 KBS 공채 개그맨 20기로 연예계에 데뷔해 KBS 2TV ‘개그콘서트’에 출연하는 등 활동을 이어왔다.

 

이후 그는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3년 동안 200대 이상의 차량을 팔아 100억 원 정도의 수익을 올렸다”며 현재 중고차 딜러를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