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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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설 쇼호스트에 “귀신 씌였냐”던 방심위원, 욕설로 해촉 절차

최근 야권 추천의 옥시찬 방심위원의 욕설논란으로 신뢰성에 심대한 훼손을 입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임시회의를 열고 해촉건의안을 의결한다. 특히 옥 위원은 과거 욕설로 논란이 된 쇼호스트 정윤정씨 사건 당시 “귀신에게 씌였냐”는 등 발언을해 내로남불이란 지적도 나온다. 품격 있는 방송언어를 위해 방송언어특위까지 운영하는 방심위의 위원이 공적인 자리에서 욕설을 했다는 데 대해 업계에선 논란이 일고 있다.

 

9일 열린 방심위 방송소위에서 야권 추천인 김유진 위원은 “(최근 셀프심의 논란에 휩싸인) 류 위원장은 심의에 참여해선 안 된다”고 회의 진행을 막아섰다. 이후 류희림 방심위원장이 “현재 감사와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회의를 진행했다. 이에 야권 추천 옥시찬 위원이 갑자기 류 위원장을 향해 서류를 집어 던지고, 욕설을 하며 회의장을 퇴장해버린 것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옥 위원은 류 위원장에게 “XX 너도 위원장이냐” 등 욕설을 했다.

 

지난 2023년 3월 방송 중 욕설로 논란이 된 쇼호스트 정윤정씨. 정윤정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캡처

결국 논란이 일자 옥 위원은 “막말을 해 위원님들과 직원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두 번 사과했다. 정회 1시간이 지나 ‘회의 진행을 하지 않겠다’는 류 위원장의 의사를 사무처 직원이 전달한 뒤에야 야권 위원들은 돌아갔다.

 

류 위원장은 입장문을 내고 “차마 필설로 옮길 수 없는 욕설과 폭력행위”라며 “방통심의위 사상 초유의 일로 방통심의위에 대한 테러행위에 다름 아니다”라면서 방통심의위 권위와 품위를 심대히 실추시킨 행위에 엄중하게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즉 공신력 있는 기관의 공식적인 회의 석상에서 의도적으로 회의진행을 방해하고, 심지어 욕설과 폭력행위를 가한 위원에 대해서는 그에 합당한 페널티를 지우겠다는 것이다.

 

업계에선 이번 방심위 욕설논란 중심에 선 옥 위원이 지난해 3월 있었던 쇼호스트 정윤정씨 사건 당시 강도높은 지적을 한 것과 관련해 내로남불이란 비판도 내놓는다. 지난해 3월 방심위 광고심의소위원회는 방송 중 욕설 논란을 일으킨 정씨에 대해 징계를 의결했다. 당시 의견진술에 참석한 현대홈쇼핑 이경열 대외협력 담당 상무는 “늦었지만, 본인이 깨닫고 반성한 점도 고려해 선처해달라. 20년간 이런 적도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옥 위원은 “귀신에 씌었나. 외람된 것 같지만 그렇다”고 지적했고 김유진 위원은 “정씨의 방송 스타일을 보면 예견된 사고”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후 진행된 방심위 전체회의에서 현대홈쇼핑은 법정 제재에 해당하는 경고 처분을 받았다.

 

서울 양천구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실. 뉴시스

방심위는 최근 논란이 된 옥 위원의 폭력 행위와 모욕난동, 심의업무방해, 비밀유지의무위반 사항의 대응방안 의결을 위해 12일 임시회의를 열기로 결정했다. 특히 이날 임시회의에서 여권 추천 방심위원들은 최근 욕설논란과 비밀중립의무 위반 논란을 일으킨 야권 추천의 옥 위원과 김 위원에 대한 해촉건의안을 의결할 계획이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