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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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회복 덕에… KDI “경기 부진 완화”

장기간 고금리… 내수 석 달째 둔화
반도체 등 수출 살아나 경기 견인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회복세를 보인 덕분에 경기 부진이 완화되고 있다는 국책 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다만 민간소비 및 투자 등 내수의 둔화는 이어져 수출과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발간한 ‘2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내수 둔화에도 수출 회복세에 경기 부진이 완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경기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되는 모습’이란 분석에서 ‘점진적’이 빠진 것으로, 이전보다 회복세가 강해진 사실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경기 회복의 중심에는 수출이 있다. 지난 1월 수출액은 546억9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 증가, 4개월 연속 ‘플러스’ 기조를 이어갔다.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수출이 같은 기간 56% 늘어난 영향이다.

KDI는 “반도체 산업은 수출과 생산이 대폭 증가하고 재고는 감소하는 등 견조한 회복세를 보인다”고 진단했다.

회복세를 보이는 수출과는 달리 내수는 지난해 12월부터 석달째 둔화가 지속되고 있다. 장기간 지속된 고금리 기조의 여파란 분석이다. 상품 소비를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작년 12월 들어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했다. 승용차(-9.7%)와 의복(-6.7%), 음·식료품(-5.2%) 등 다수 품목이 뒷걸음질쳤다.

내수의 한 축인 건설투자도 주거용 건축을 중심으로 둔화하고 있다는 게 KDI의 진단이다. 지난해 12월 건설기성(불변)은 부진했던 주택 착공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전월(2.2%)보다 낮은 1.2% 증가에 그쳤다.

KDI는 지난달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2%대로 내려앉은 것도 상품 소비와 건설기성이 감소하고 서비스 소비의 증가폭이 축소되는 등 내수 부진이 이어진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KDI는 아울러 중동의 분쟁이 향후 유가 상승과 운송 차질 등의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채명준 기자 MIJustic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