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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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조국 신당 합류는 불가” 손절… 강성층 겨냥 ‘열린민주당 모델’ 갈 듯 [여야, 공천경쟁 돌입]

“尹 정권 종식” 강경발언 쏟아내며 등판
조국, 독자노선 걸으며 비례 출마 가능성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3일 신당 창당을 공식 선언했다. 정치권에선 일찍부터 ‘조국 신당’이 사실상 더불어민주당 위성정당인 통합형 비례정당에 합류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민주당은 이날 조국 신당 합류가 불가하다며 선을 그었다. 결국 조국 신당은 지난 총선에서 비례대표 3석을 확보했던 ‘열린민주당 모델’을 따를 것으로 보인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3일 부산 민주공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당창당을 선언하고 있다. 조 전 장관은 "무능한 검찰독재정권 종식을 위해 맨 앞에서 싸우겠다"며 신당 창당을 공식 선언했다. 연합뉴스

민주당 ‘민주개혁진보선거연합’(민주연합) 추진단장을 맡고 있는 박홍근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조 전 장관의 창당 선언에 대해 “절체절명의 역사적 선거에서 조 전 장관의 정치 참여나 독자적 창당은 결코 국민의 승리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불필요한 논란과 갈등, 집요한 공격만 양산시킬 것”이라며 “부디 민주당과 진보개혁세력의 단결과 승리를 위해 자중해줄 것을 간절하면서도 강력하게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주당 선거연합 추진단장으로서 설령 신당이 만들어지더라도 이번 총선 승리를 위한 선거연합 대상으로 고려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추진단은 범야권 통합형 비례정당 창당을 준비 중인 민주당 내 기구다.

 

민주당이 비례정당 합류 가능성을 차단한 데 따라 조국 신당은 독자 노선을 걸을 것으로 보인다. 이전부터 민주당 내에서 조국 신당의 합류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큰 터였다. 조 전 장관은 이날 부산민주공원에서 열린 창당 기자회견에서 이런 분위기를 고려한 듯 “민주당에서 어떤 결정을 할 것인지 신경 쓰면서 제 행보를 결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13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개혁진보 선거연합 추진 연석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민주연합추진단장이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민주연합추진단 정치협상책임자. 연합뉴스

정치권에서 조국 신당의 모델로 거론되는 게 바로 열린민주당이다. 야권 지지층 중에서도 강성 지지자를 겨냥했던 열린민주당은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정당 득표율 5.42%를 기록해 비례대표 의석 3석을 얻은 바 있다. 조 전 장관이 이날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시사한 것도 이런 선거 전략을 염두에 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그는 취재진 질문에 답하면서 “이번 선거로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고 조기 종식하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며 “총선에서 국민이 윤석열정부를 3년 반 더 보고 난 다음에 대선에서 교체하겠다고 하면 그 뜻에 따라야 한다. 3년 반을 못 기다리겠다고 생각하면 또 그 뜻에 따라야 한다”고 했다.

 

열린민주당은 21대 선거 후 1년여가 지나 민주당과 합당했다. 조국 신당 또한 이번 총선에서 원내 진입할 경우 이 같은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조 전 장관 개인의 경우 부산 지역구 출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오나 현실을 따질 때 비례대표 출마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조 전 장관은 이와 관련해 “‘부산 출마 한다, 안 한다’는 결정은 너무 빠르다”며 “전 지역구에서 가능하면 윤석열 정권 대 반윤석열 정권 세력의 일대일 구도를 만드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제가 만들 정당도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환·최우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