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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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전 ‘컷오프’ 아픔 정청래…‘마포을’ 단수공천에 “더 겸손하게 뛰겠다”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 ‘마포을’ 정청래 등 현역 의원 17명 기존 지역구에 단수공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오른쪽)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지난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3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스1

 

2016년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서의 ‘컷오프(공천 배제)’ 아픔이 있는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25일 당의 지역구(마포을) 단수공천에 “더 낮고, 더 겸손하게, 더 열심히 뛰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오늘 당의 공천 발표가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못살겠다, 경제폭망 못살겠다, 정권심판!’ 구호를 외치고 “반드시 필승하겠다”고 의지도 불태웠다.

 

앞서 당 공천관리위원회는 같은 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정 최고위원과 중랑갑의 서영교 최고위원을 포함해 권칠승(재선·경기 화성병)·이개호(3선·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 등 현역 의원 17명을 기존 지역구에 단수공천했다. 심사는 21개 지역구를 대상으로 이뤄졌고, 단수공천 지역은 17곳에 경선 지역은 4곳이다.

 

‘비이재명계’ 현역이 있는 일부 지역은 경선지로 선정돼 친명 원외 인사들과의 승부가 펼쳐진다. 대전 대덕구는 초선 박영순 의원과 박정현 최고위원, 광주 서구갑은 재선인 송갑석 의원과 조인철 전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이 경선에서 맞붙는다. 충북 청주흥덕에선 친문(친문재인)계 도종환(3선) 의원과 이연희 민주정책연구원 부원장, 경기 고양정에선 이용우(초선) 의원과 김영환 전 경기도의원이 경쟁한다.

 

이재명 대표 ‘사법 리스크’로 인한 당 내홍을 가라앉히는 탕평책이자 인적 쇄신안으로 지난해 지명직 최고위원에 임명됐으나, 이 대표 ‘체포 동의안’ 가결 후 친명계와 비명계의 극한 대립 등에 부담을 느껴 6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던 송 의원은 자신의 경선행이 결정되자, “반드시 살아 돌아오겠다”는 글을 SNS에 올렸다.

 

정 최고위원은 지난 23일 중앙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 모두발언에서 공관위 결정으로 컷오프 된 동료들의 아픔에 공감하듯 “마음이 아프다”며 울먹였다. 8년 전 컷오프의 악몽을 떠올린 그는 “내 인생의 모든 것이 부정당하는 참기 힘든 모멸감이 들 거고, 그래서 저는 더 위로한다”고 말했다.

 

특히 ‘당의 승리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겠다’던 당시 백의종군 선언 입장문을 재차 읊고, 여러 감정이 올라온 듯 10초 가까이 말을 잇지 못한 순간에는 눈시울이 붉어진 정 최고위원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겨우 감정을 추스른 정 최고위원은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했다”며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떠오른다”고 거듭 위로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