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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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쇄빙선 전략’… 정권심판론 빼들고 고발·특검

‘한동훈 특검법’ 등 勢몰이

曺, 신당 선전이유 묻는 질문에
“尹 실정 폭로에 앞장섰기 때문”

조국당 돌풍이 野 지지세 키워
與 “영향 분석” 대책마련 고심
#1. “외교부와 법무부 장관을 포함해 관련자 전원을 고발 조치하겠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해병대 채모 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를 받아온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출국과 관련해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 전 장관을 주호주대사에 임명한 이후 이 전 장관이 피의자 신분으로 출국금지돼 있는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었지만 외교부·법무부가 외교관 여권 발급·출국금지 해제 등으로 사실상 이 전 장관의 ‘해외 도피’를 조력했다고 비판하면서다. 홍 원내대표는 회의 종료 후에도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빈말하지 않는다”고 했다.

#2. “윤석열 대통령과 조태열 외교부 장관, 박성재 법무부 장관, 심우정 법무부 차관을 공수처에 고발했습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12일 국회 소통관에서 22대 국회 개원 후 ‘한동훈 특별검사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뉴시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같은 날 오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채 상병 순직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을 위한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핵심인물인 이 전 장관의 출국금지 해제는 범인도피죄에 해당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홍 원내대표가 이 전 장관 출국에 대해 으름장을 놓던 시점에, 조국혁신당은 이미 외교부·법무부에 윤 대통령까지 더해 고발을 마쳤다고 밝힌 것이다. 실제 전날 오후 조국혁신당은 윤 대통령 등에 대한 고발장을 공수처에 접수했다.

이는 4·10 총선을 한 달도 채 남겨놓지 않은 가운데 조국혁신당의 행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야권이 너나 할 것 없이 정권심판론을 빼들어 선거를 치를 요량인 가운데 민주당과 같은 듯 다른 조국혁신당은 최소 정부 비판에서 말 그대로 민주당보다 한 발 더 빠르게 움직이는 일명 ‘쇄빙선·예인선’ 전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조 대표가 ‘한동훈 특검법’을 공약으로 내건 것도 이런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 실제 여러 여론조사에서 비례 투표 응답률이 민주당 비례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과 비슷하거나 앞서는 결과가 나와 재미를 보는 모습이다.

조 대표는 이날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조국혁신당 선전 이유를 묻는 질문에 “윤석열 정권의 실정과 비리를 앞장서서 주장하고 폭로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원내 진입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반윤(반윤석열)·검찰개혁 성향 인사의 조국혁신당 합류도 잇따르는 상황이다. 눈여겨볼 건 민주당에서 공천 파동으로 ‘문명(문재인·이재명) 전쟁’이란 말이 나오는 가운데 문재인정부 출신 인사들이 대거 이 당에 입당하고 있단 것이다. 조국혁신당이 원내 진입 이후 이재명 지도부가 이끄는 민주당과의 힘 겨루기가 자연스레 발생할 수 있단 전망이 나오는 게 그런 이유에서다.

 

이런 미묘한 관계 속에서 조국혁신당의 선전이 전체 야권 지지세를 키우는 역할을 하고 있단 분석도 나온다. 국민의힘도 조국혁신당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고 보고 대응책 마련에 돌입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조국혁신당 선전이) 국민의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좀 더 분석을 해보겠다”며 “일시적 현상으로 보이긴 하지만 선거 초반에 여론조사 지지 받고 있는 것 자체가 우리 정치가 과연 이렇게 가서 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한다”고 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통화에서 “조국혁신당이 민주당 지지율 하락을 막는 방파제 역할을 하는 것 같다”면서도 “민주당·조국혁신당 지지율은 지금이 최고점으로 보인다. 추가적인 확장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승환·구윤모·조병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