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막말 논란’을 일으킨 후보들이 잇따라 공천에서 낙마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여야를 가릴 것 없이 공통되게 나타나는데, 총선을 앞두고 국민 정서와 다른 주장을 펼치는 일부 정치인의 설자리가 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공천 취소를 두고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먼저 더불어민주당은 전날 ‘목발 경품’ 발언 등 논란에 휩싸인 서울 강북을 후보자 정봉주 전 의원에 대한 공천을 취소하고 후보 재추천 절차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해당 지역에 대해 전략공천 지역 지정을 검토 중인데 ‘찐명’으로 분류되는 정 전 의원의 빈자리는 같은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과 이재명 대표 대장동 사건 변호를 맡았던 조상호 변호가가 후보로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7년 7월 정 전 의원은 자신의 팟캐스트에서 평창동계올림픽과 관련, 북한 스키장 활용 방안을 놓고 패널들과 대화하다 “DMZ(비무장지대)에 멋진 거 있잖아요? 발목지뢰. DMZ에 들어가서 경품을 내는 거야. 발목지뢰 밟는 사람들한테 목발 하나씩 주는 거야”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이는 2015년 경기도 파주 DMZ(비무장지대)에서 수색 작전을 하던 우리 군 장병 2명이 북한군이 매설한 목함지뢰 폭발로 다리와 발목 등을 잃은 사건을 조롱한 것으로 의심받았다.
이에 정 전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당사자께 유선상으로 사과했다”고 밝혔지만, 2015년에 다친 장병들이 정 전 의원으로부터 사과를 받은 바가 없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거짓 해명’ 논란으로까지 번졌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도 전날 논의 끝에 ‘5·18 폄훼 논란’이 제기된 도태우 후보의 대구 중·남 지역 공천을 취소했다.
도 후보는 지난 2019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5·18 민주화운동에는 굉장히 문제적인 부분이 있고 북한의 개입 여부가 문제 된다는 것이 사실은 상식”이라며 조사 필요성을 언급한 사실이 알려져 폄훼 논란을 자초했다.
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을 겨냥한 극단적 발언도 도마 위에 올랐다. 그는 같은 해 8월3일 서울 중구 대한문 앞 태극기집회에서 문재인 당시 대통령을 겨냥해 “문재인의 이러한 기이한 행동을 볼 때 죽으면 그만이 아닌가라는 상상을 해보게 된다”는 취지로 비판했다.
도 후보는 곧이어 “실제로 뇌물 혐의가 있는 정치인은 죽음으로 영웅이 됐고 소속당은 그로 인해 이익을 봤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노 전 대통령을 직접 특정한 것은 아니지만 사실상 노 전 대통령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5일 광주를 찾아 “최근 공천 과정에서 광주 5·18 민주항쟁 관련 이슈들이 있었다”며 “오히려 그 과정을 통해 국민의힘이 민주화 항쟁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느 정도로 존중하는지를 선명하게 보여드렸다고 생각한다”고 민심을 달랬다.
이러한 가운데 공천 과장에 보다 신중을 가야해 한다는 일침이 나왔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무슨 공당의 공천이 호떡 뒤집기 판도 아니고 이랬다저랬다”라며 “중요 국가정책 발표는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 위원장을 겨냥해 “새털처럼 가볍게 처신하면서 매일 하는 쇼는 셀카 찍는 일뿐이니 그래가지고 선거 되겠나”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일부 영입 좌파들에 얹혀서 우왕좌왕하는 정당이 돼 버렸는데 우리가 투표할 맛 나겠나”라며 “또 가처분 파동 일어나겠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