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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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더 많은 사람이 폭염 노출”

AP, 국제학술지 연구 인용 보도
“더 넓은 지역서 오래·자주 지속”

기후변화로 폭염이 더 강하게 넓은 지역에서 일어나고 기간도 길어졌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더 많은 사람이 극단적인 더위에 노출된다는 의미이다.

30일(현지시간) AP통신은 1979년 이래 전 세계적으로 열파(폭염·heat wave)가 20% 더 느리게 이동하고, 67% 더 자주 일어나고 있다고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의 연구를 인용해 전했다. 이번 연구는 폭염이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되고 각 대륙을 어떻게 이동하는지에 집중한 것으로, 폭염이 악화하고 있다는 내용의 기존 연구들과 차이가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부 데스밸리 국립공원에서 사람들이 햇볕 아래서 길을 걷고 있다. AP연합뉴스

연구에 따르면 폭염 기간 측정된 최고기온이 40년 전보다 높아졌고, 열돔(heat dome)현상이 나타나는 지역은 더 넓어졌다. 열돔현상은 정체된 고기압이 반구 형태의 지붕을 만들며 뜨거운 공기를 가둬 폭염을 일으키는 현상이다.

폭염이 이어진 기간도 늘었다. 1979년부터 1983년까지 전 세계 폭염은 평균 8일간 지속됐지만 2016∼2020년에는 그 기간이 최대 12일에 달했다. 지역별로는 유럽과 아시아가 길어진 폭염에 다른 곳보다 더 큰 타격을 입었다.

연구 저자들은 열이 지속될수록 인류사회에 미치는 타격이 커질 것이라 경고했다. 연구의 공동저자인 미국 유타주립대 기후학자 웨이장은 “열파가 더 느리게 이동한다는 것은 폭염이 해당 지역에 더 오래 머무를 수 있다는 뜻”이라며 “(이것이) 우리 인간 사회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엄청날 것이며 수년에 걸쳐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녹색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거나 일부 사람들을 위한 냉방공간이 많지 않은 도시와 빈곤 계층에 더 위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연구팀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이용해 온실가스 배출이 없는 세상을 가정하는 방법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석탄, 석유 및 천연가스 연소 등이 온실가스 배출과 기후변화를 야기했으며, 결국 폭염 증가로까지 이어졌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민경 기자 m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