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학생인 임유리(26) 감독의 첫 연출작 ‘메아리’가 다음 달 개막하는 제77회 칸국제영화제에 초청받았다.
칸영화제 집행위원회는 23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임 감독의 단편 ‘메아리’가 라 시네프 부문 초청작에 포함됐다고 밝혔다.
라 시네프는 전 세계 영화학교 학생들이 제작한 영화를 선보이는 경쟁 부문이다. 올해 라 시네프에는 2263편의 작품이 출품됐으며 이 가운데 18편이 선정됐다. 초청작은 심사를 거쳐 영화제 기간인 5월 23일 1~3등 상이 수여된다. 한국 감독의 작품은 라 시네프 부문에 꾸준히 소개돼 왔다. 2021년과 지난해 윤대원 감독의 ’매미’, 황혜인 감독의 ‘홀’이 이 부문에서 각각 2등상을 받았다.
‘메아리’는 조선시대가 배경으로 술에 취한 청년들에게 쫓겨 금지된 숲으로 도망친 옥연이 몇 년 전 영감과 혼인한 앞집 언니를 만나게 돼 여성으로 사는 삶의 진실을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다. 배급사 인디스토리는 한 편의 전래동화를 보는 듯한 감각적인 연출이 매력적인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이 작품을 지원한 CJ문화재단은 한국적인 색채와 스산하면서도 묘한 분위기가 돋보이는 영화라고 평했다.
‘메아리’는 CJ문화재단의 신인 단편영화 감독 지원사업 ‘스토리업’ 제작 지원을 받아 만들어졌다. ‘스토리업’은 역량 있는 단편영화 감독을 발굴하고 영화시장 진출을 돕기 위해 시나리오 개발부터 촬영, 후반작업, 영화제 출품, DGK(한국영화감독조합) 감독 1:1 멘토링까지 전 과정을 지원한다. 현재까지 창작자 190명, 단편영화 감독 33명이 이 사업의 혜택을 받았다.
임 감독은 초청 소식에 대해 “자신이 아는 세상을 깨고 담대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의 이야기를 많은 사람과 공유하고 싶었는데, 그 마음이 프랑스까지 닿았다니 기쁘다”며 “이번 기회를 동력 삼아 좋은 작품을 많이 만들어 보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올해 칸영화제는 5월 14∼25일 프랑스 남부 도시 칸에서 열린다. 이 영화제에 초청된 한국장편 영화는 류승완 감독의 ‘베테랑2’ 한 편으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상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