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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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구 ‘디지털 민원실’선 스마트폰만으로 민원신청서 작성 OK

전국 최초 운영… “민원인·공무원 다 시간 절약”

“QR코드 스캔 해주세요.”

 

30일 서울 서초구청 1층의 오케이민원센터. 민원창구 앞에 앉은 A(34)씨가 휴대전화를 만지다가 스캔 리더기에 갖다 댄 뒤 위임장 사본 1장과 인감도장을 건네자 공무원이 주민등록등본 1장을 내밀었다. 등본 출력을 대리신청해 받아들기까지 걸린 시간은 채 5분이 되지 않았다.

 

서초구(구청장 전성수)는 이날부터 구청과 각 동주민센터의 모든 민원실에 ‘전자민원 서식 작성 시스템’을 적용한 ‘디지털 민원실’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종이 신청서를 제출하는 기존 방식 대신 스마트폰만으로 민원 신청을 할 수 있다. 이런 시스템을 전면 도입한 건 전국 최초다.

 

서울 서초구가 4월 30일부터 본격 운영을 시작한 ‘디지털 민원실’에서 한 민원인이 스마트폰을 이용해 민원신청서를 작성하고 있다. 서초구 제공 

QR코드를 스캔한 뒤 휴대전화로 신청서를 작성하고, 이후 변환된 QR코드를 받아 스캔 리더기에 다시 갖다 대면 담당 공무원 PC에 전송된다. 민원인들이 순서를 기다리는 시간을 활용해 민원 신청을 할 수 있고, 민원실에 가기 전 구 홈페이지에서 신청서를 미리 작성할 수도 있다.

 

구는 이번 시스템 도입으로 민원인이 시간을 절감할 수 있게 됐고, 담당 공무원은 신청서 내용을 PC에 일일이 기입하지 않아도 돼 신속한 업무처리가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전자민원 서식 작성이 가능한 업무는 식품위생 영업신고, 통신판매업 등 186종이다. 안내 직원을 배치해 노인 등 정보약자들의 새 시스템 이용을 돕는다. 민원인이 원하면 기존 방식대로 신청을 할 수 있다.

 

위임(대리)신청이 가능하도록 전자서식과 도장 스캐너 기능도 추가했다. 신청서와 위임장에 중복된 내용은 자동으로 입력되고, 도장 스캐너를 통해 도장 이미지를 PC로 전송한다. 모든 민원 서류도 전자화했다. 전자화된 서류는 업무관리시스템에 저장된다. 구는 디지털 민원실 운영으로 연간 신청서 인쇄 비용 2000만원 이상과 약 120평의 문서고 공간이 절약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구는 지난해 6월 오케이민원센터 5개 창구와 78종 민원 업무에 대해 전자민원 서식 시스템을 시범 적용했다. 시스템 도입 후 민원 업무의 약 90%가 전자민원 서식으로 신청됐고, 민원 대기시간도 30분에서 15분으로 50% 가량 단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시스템은 행정안전부 주관 ‘2023 디지털 지방정부 우수 사례 경진대회’ 최우수상인 행안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올해 시스템 구축비로 1억9000여만원이 들었다고 한다. 전성수 서초구청장은 이날 기자설명회에서 “디지털 민원실 운영으로 민원인들이 더 안락하고 편리하게 행정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며 “우리 직원들이 아이디어를 내고 노력을 기울여 내놓은 혁신사례”라고 강조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