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트럼프 안보보좌관 유력 후보 “주한미군 불필요… 인질로 둬선 안 돼”

“韓, 자국 방어 압도적 책임져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1월 대선에서 당선될 경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후보로 거론되는 전직 미 국방부 당국자가 주한미군의 주 임무는 중국 억제로 전환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미군이 한국에 주둔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엘브리지 콜비 전 미 국방부 전략·전력 개발 담당 부차관보는 6일(현지시간) 한국 매체와 인터뷰에서 “미국의 주된 문제가 아닌 북한을 해결하기 위해 더는 한반도에 미군을 인질로 붙잡아 둬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엘브리지 콜비 전 미 국방부 전략·전력 개발 담당 부차관보. 연합뉴스

콜비 전 부차관보는 인터뷰에서 “한국은 북한을 상대로 자국을 방어하는 데 주된, 압도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미국은 북한과 싸우면서 중국과도 싸울 준비가 된 군사력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은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며 북한의 재래식 위협을 최대한 스스로 방어하고, 미국은 가장 큰 위협인 중국을 상대하기 위해 힘을 보존하면서 중국이 한반도에 직접 개입할 경우에만 한국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의 군사력이 여러 대규모 전쟁을 동시에 치를 만큼 강하지 않다면서 한반도 유사시 미국이 대규모로 병력을 증원하는 현재의 한·미 작전계획도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콜비 전 부차관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근 인터뷰에서 한국이 방위비를 더 부담하지 않을 경우 주한미군을 철수할 수 있다고 시사한 것에 대해 “주한미군이 주로 한국의 방어를 위해 주둔하는 만큼 한국이 한반도에 미군을 유지하는 데 공정한 방식으로 기여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나에게 결정 권한이 있다면 난 주한미군을 두지 않을 것”이라며 “미군 전력 다수가 한국에 있으면 북한뿐만 아니라 중국과도 너무 가까워 엄청난 선제공격을 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콜비 전 부차관보가 리처드 그레넬 전 주독일대사와 함께 트럼프 2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거론되고 있고 공화당과 트럼프의 핵심 측근들에게 영향력이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yj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