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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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도 모자라 운전자 바꿔치기까지… 피가 끓습니다” [사건 그 후]

14년간 직장생활로 번 돈으로 오픈한지 1년만에 날벼락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문방구·안경원 영업장 아수라장
지난달 29일 오전 5시 45분쯤 한 SUV차량이 진천군 덕산읍의 한 안경점과 무인 문방구 사이로 돌진해 영업장이 아수라장이 된 모습. 피해자 제공

 

충북 진천에서 안경원을 운영하고 있는 평범한 30대 자영업자가 음주운전자의 차량 상가 돌진으로 인해 생업현장이 아수라장이 되어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연이 전해졌다.

 

9일 충북 진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전 5시 45분쯤 한 SUV차량이 진천군 덕산읍의 한 안경점과 무인 문방구 사이로 돌진했다.

 

당시 이른 시간이라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문방구와 안경원 점주들의 생업 현장은 난장판이 되었고 특히 문방구는 사실상 완파됐다.

 

영업한 지 1년 정도 지난 안경원의 깔끔한 인테리어는 차량돌진으로 뭉개져 다시 인테리어를 해야하고 안경알을 자동으로 깎아주는 중형차 한 대 값의 일본제품 자동옥습기도 고장이 나버려서 이것 역시 수리를 해야한다는 전언이다. 수천만원의 비용이 들어가는 상황. 

 

부서진 가게 인테리로 인해 천막을 덧대고 영업을 하고 있는 진천군 덕산읍의 한 안경점 전경. 피해자 제공

 

14년간 직장생활로 번 돈을 모아 꿈에 그리던 안경원을 오픈했는데 1년만에 믿기지 않은 현실에 직면한 것이다.

 

현재 이 안경원은 부서진 인테리어 쪽에 천막을 덧대어 영업하고 있고 옥습기도 빌려서 영업중이다.

 

더욱이 5월 ‘가정의 달’ 대목을 앞두고 이러한 악재가 발생해 말 그대로 하루아침에 날벼락을 맞은 것이다.

 

안경원 점주는 경찰의 미흡한 초동대처와 가해자들의 운전자 바꿔치기 행태에 분노하고 있다.

 

안경원 점주 김현태씨는 인터뷰를 통해 “경찰이 가해자들의 말만 믿은 것에 화가난다”라고 토로했다.

 

당시 SUV에는 A(23·남)씨와 20대 B(여)씨가 타고 있었는데 가해자들은 사건 현장에 도착한 경찰에게 A씨가 운전했다고 진술했는데 알고보니 B씨가 운전해 사고를 낸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경찰에 “지인들과 술자리에서 혼자 소주 6병을 마신 뒤 B씨를 태우고 1㎞를 운전했다”고 진술했다.

 

당시 A씨의 열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0.08%) 수준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B씨에게는 따로 음주측정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음주운전자들의 차량 돌진으로 고장나버린 중형차 한 대값의 일본제품 자동옥습기. 피해자 제공

 

김씨는 “가해자 말만 믿을 것이 아니라 동승자도 당연히 음주측정을 했어야 한다”라고 목소리 높였다.

 

아울러 렌터카 계약자 A씨가 아닌 B씨가 운전했기 때문에 업주들은 렌터카 보험회사로부터 손해배상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도 놓였다.

 

계약자인 남성이 아닌 동승자가 운전하다 사고가 났기 때문에, 보험사의 면책 사유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이에 김씨는 보상받을 길이 곤란해졌다고 토로했다.

 

김씨는 “지금 저희 돈으로 다 수리하게 생겼다”라며 “보험회사 측에서는 계약 보험계약은 남자만 되어있으니 우리는 빠지겠다고 한다”라고 호소했다.

 

이외에도 김씨는 가해자들의 ‘운전자 바꿔치기’라는 괘씸한 행태에 “피가 끓는다”고도 분노했다.

 

현재 B씨는 변호사를 선임한 상황.

 

그러면서 “저와 문방구 사장님은 큰 충격에 빠져 이 상황이 매우 심란하다”라며 “30대 가장의 매장이 한 순간에 무너지고 생계에 위협을 받고 있다. 제발 이 상황을 헤쳐나갈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