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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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클린턴 선거 참모 “바이든 다 틀렸다… 중도층 겨냥해야”

미국 민주당의 베테랑 선거 전략가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선거 캠페인이 완전히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등의 선거 캠프에서 참모로 일했던 마크 펜은 12일(현지시간) ‘바이든은 모든 것을 잘못하고 있다’(Biden Is Doing It All Wrong)라는 제목의 뉴욕타임스 기고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중도 성향의 부동층 유권자들을 뒤로하고 있으며, 이것이 2024년 대선을 결정짓는 핵심 요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펜은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여론조사에서 주요 경합 주에서 패배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스라엘 정책, 7조 달러가 넘는 내년도 예산, 대규모 세금 인상 등 진보 진영의 정치적 기반을 확고히 하는 데 너무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면서 “인플레이션, 이민, 에너지 등 기본적인 문제들과 연결하는 데는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이 4년 더 집권하고 싶다면 왼쪽으로 끌려가는 것을 멈추고 우리의 핵심 문제인 재정 규율과 강한 미국에 대한 초당적 타협을 선호하는 유권자들에게 호소할 수 있는 중도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썼다.

 

펜은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사퇴한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대사를 예로 들며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려면 중도 성향 지지자들을 끌어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바이든의 캠페인은 근본적으로 이스라엘에 대한 계산을 잘못했다”면서 “헤일리 지지자들은 동맹국인 이스라엘을 무조건 지지하는 강력한 보수 지지층이며, 인질 석방을 위해 하마스에 최대한의 압력을 가하는 대통령을 원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바이든은 선택의 여지가 없는 기존 지지층을 공략함으로써 헤일리 표를 트럼프에게 몰아주고 있다”며 “바이든은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는 대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남단) 라파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하고, 미국은 라파 민간인을 위한 충분한 예방조치를 마련하는 계획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민주당의 베테랑 선거 전략가 마크 펜. AP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이 범죄와 이민 문제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펜은 “바이든은 범죄와 이민 문제와 이들이 우리 도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진지한 연설을 해야 한다”면서 “타당한 치안 정책과 ‘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 제도’(DACA) 수혜자에 대한 대우 정책을 더 강력한 범죄 및 이민 정책과 결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범죄와 관련해서는 지난해 많은 폭력 범죄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었음에도 유권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더 걱정하고 있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이러한 우려에 더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yj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