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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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무슨 말?" '배우 예능'도 외모 비하·신조어 홍수

방심위 언어특위 모니터링 보고서…"자막은 이해 돕는 게 역할"

최근 늘어난 배우 출연 예능 프로그램이 다른 예능 프로그램들보다는 비교적 나은 방송 언어를 사용하고는 있으나, 외모 비하나 과다한 신조어 사용 등이 시청자와의 소통을 저해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란 지적이 제기됐다.

6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언어특위의 '배우 중심 예능 프로그램의 방송언어 사용 실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KBS 2TV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시즌3' 2월 29일 방송, JTBC '배우 반상회' 3월 2일 방송, tvN '텐트 밖은 유럽-남프랑스편' 3월 3일 방송을 모니터링한 결과 총 537건의 부적절한 사항이 발견됐다.

특히 편견·차별과 관련해, 외모가 뛰어난 배우에 대해서는 '수려한 멘트와 비주얼의 향연' 등이라고 치켜세우고, 외모보다는 개성 있는 연기로 주목받는 배우가 등장하면 '외모 따위 관심 없는 비주얼 배우(?)' 등으로 비하한 사례들이 지적됐다.

방심위 언어특위는 "출연자의 외모를 평가하는 것을 넘어 희화화하려는 의도가 엿보였다"며 "연기자에게 외모도 중요한 요소일 수 있지만, 연기력과 개성으로 인정받는 문화가 정착돼야 하므로 표현에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또 소통을 저해할 수 있는 표현으로는 '투데이 이즈 유부남's 홀리데이', '오토 시스템 블라인드'(자동형 블라인드) 같은 불필요한 외국어 표현과, '적응력 만렙(萬과 레벨의 합성어로 최고점에 도달했다는 뜻)', '공부하기 싫은 애들 특(특징을 줄인 말)', '입틀막'(입을 틀어막다·주로 놀란 상황에 사용), '폼 미쳤다'(멋지다), '떡지순례'(떡볶이와 성지순례의 합성어) 같은 신조어 과다 사용이 지적됐다.

이 밖에 한 출연자가 드라마에서 연기할 때 '변호사님'을 특이하게 발음한 것을 강조하기 위해 사용한 자막인 '변호사녬 윤병희', "여더rthㅣ?'(8시?) 등은 다수가 쉽게 알 수 없는 표현을 오로지 재미만을 위해 자막으로 남발해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다만 방심위 언어특위는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의 경우 지적 건수가 다른 두 프로그램에 비해 적었고, 세 프로그램 모두 다른 예능과 비교하면 비속하거나 과격한 표현, 예의에 어긋난 표현이 적은 편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자막에서 많은 오류가 나타난다는 점에서는 다른 예능과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며 "자막은 시청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기본이고, 고민없이 국어에 존재하지 않은 표현을 나타내는 데 제작진은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