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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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당국, 노벨평화상 수상자 나르게스 모하마디에 옥중 새 재판 시작

지난해 10월 노벨 평화상을 받은 이란 여성 인권 운동가 나르게스 모하마디(52)에 대한 이란 당국의 새로운 재판이 시작됐다는 증언이 나왔다.

 

2021년부터 수감 중인 이란 여성 인권 운동가 나르게스 모하마디. 

모하마디의 변호사인 모스타파 닐리는 소셜미디어 X(엑스·옛 트위터)에 8일(현지시간) 모하마디가 수감된 가운데 새로운 재판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닐리는 X에서 “나르게스 모하마디의 공판이 수도 테헤란의 혁명법원 제29분소에서 그녀의 출석 없이 열렸다“고 전했다.

 

모하마디는 이슬람 율법을 방패로 여성들의 권리를 탄압한 이란 정부에 맞서 수십년간 싸워왔다. 당국은 그간 모하마디를 13차례 체포하고 5차례 유죄 판결을 내렸으며, 총 31년의 징역형과 154대의 태형을 선고한 것으로 알려진다. 모하마디는 2019년 반정부 시위의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2021년 열린 거리 시위에 참여했다가 체포됐다. ‘반국가 선동’ 혐의로 10년형을 선고받고 현재 테헤란의 에빈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닐리는 모하마디가 체포된 이란 여성 언론인 디나 갈리바프에 대한 언급과 지난 3월 이란 총선에 대한 언급과 관련해 국가를 대상으로 한 선동 혐의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권단체들에 따르면 갈리바프는 보안군들이 그녀를 지하철역에서 체포한 동안 그녀를 수갑을 채우고 성추행했다고 소셜미디어에서 고발한 뒤 다시 체포됐고, 이란 사법부는 갈리바프가 거짓진술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고 밝힌 바 있다. 모하마디의 가족은 모하마디의 말을 인용해 이번 모하마디의 재판이 공개적으로 열려 이란 당국이 여성을 상대로 자행한 성폭력에 대해 증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하마디는 감옥 안에서도 이란 정부를 노골적으로 비판해왔다. 노벨평화상 수상 전인 지난해 1월에는 여성 수감자들에게 성적·신체적 학대가 이뤄졌다는 사실을 폭로하며 58명의 여성 수감자 명단과 그들이 겪은 비인간적인 고문 내용을 상세히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다. 모하마디는 “지난해 히잡 시위로 수감된 여성들에 대한 성폭력이 상당히 증가했다”며 학대를 “조직적”이라고 표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이란 경찰은 최근 몇 달 동안 여성의 이슬람 율법에 따른 복장 규정의 시행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비디오 감시를 활용한 검문을 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