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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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아내 인도 순방 논란 “치졸한 시비 민망하고 한심”… 김흥국 “한동훈 들이대야” [금주의 말말말]

文 전 대통령 “아내 인도 순방에 치졸한 시비, 참 민망하고 한심” 여권 작심 비판…국민의힘, 김정숙 여사 고소 방침에 “빨리 고소하라”
김흥국, “한동훈 들이대야” 전당대회 출마 촉구…한동훈, 이재명 ‘사법리스크’ 환기시키며 존재감 부각
추미애, 윤석열 대통령 겨냥 “탄핵만답이다” 6행시…국민의힘 김민전 “‘추미애가정신병’이란 한시가 있었다”
‘금주의 말말말’은 최근 논란이 된 사안과 관련해 언론과 대중의 관심을 끈 주요 인사의 발언 등 한 주 동안 화제가 됐던 말들을 골라 소개합니다. 해당 발언에 대해 동의·지지하는 입장이거나 그 반대의 입장이거나, 다양한 의견이 있겠지요. 독자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편집자 주>
2018년 11월7일 당시 모디 인도 총리의 공식 초청으로 인도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인도 우타르프라데시 주 아그라의 타지마할을 방문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 “아내 인도 순방에 치졸한 시비, 참 민망하고 한심” 작심 비판…국민의힘, 김정숙 여사 고소 방침에 “빨리 고소하라”

 

문재인 전 대통령이 ‘영부인 첫 단독 외교’라고 호평한 부인 김정숙 여사의 2018년 11월 인도 방문을 두고 국민의힘이 ‘셀프 초청’이라 폄하하고 ‘초호화 기내식’ 의혹 등을 제기하자 발끈했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5일 페이스북에 “최근 논란에 대해 국정을 안다면 있을 수 없는 치졸한 시비여서 그러다 말겠거니 했지만, 점입가경으로 논란이 커지는 것을 보면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 몇 가지 기본적 사실을 밝힌다”며 국민의힘 측의 비난과 의혹 제기에 반박하는 글을 올렸다. 

 

문 전 대통령은 순방 비용과 관련해 “대통령 부부의 해외 순방 경비는 소관 부처가 예산을 편성하고 집행하며, 청와대는 일절 관여하지 않는다”며 “예산이나 경비에 의문이 있다면 소관 부처에 물어볼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식 세트냐 양식 세트냐, 밥이냐 빵이냐 정도 선택의 여지 밖에 없이 제공되는 기내식을 먹었을 뿐인 사람에게 기내식 총경비가 많아 보이니 ‘너 초호화 기내식 먹었지’라며 들이대는 것은 도대체 무슨 경우냐”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기내식 총경비가 통상보다 많았는지 여부는 현 정부의 순방 비용과 비교하면 알 수 있는 일”이라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은 “아내의 인도 순방은 아내가 원한 것이 아니다”라며 “세상에 어느 아내가 외교나 외국인을 만나는 일에 익숙하지도 않은 터에 멀고 먼 낯선 나라, 낯선 지역의 낯선 행사에 주빈으로 참석해 축사까지 해야 하는 일정을 대통령인 남편 없이 혼자서 수행하고 싶겠나”라고 ‘셀프 초청’ 의혹을 일축했다. 이어 “인도 측에서 지속해 나의 방문을 희망하니 한-인도 관계의 발전을 위해 아내라도 대신 가는 것이 좋겠다는 외교 당국의 거듭된 건의에 따라 인도 측과 협의한 후 나를 비롯한 여러 사람이 아내를 설득해 등 떠밀 듯이 가게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런데 아내의 순방을 건의했던 부처(외교부)와 아내와 함께 갔던 부처(문화체육관광부)가 멀쩡하게 있는데도 인제 와서 아내에게 초호화 기내식이니 ‘버킷리스트 관광’이니 하며 모욕하는 것은 도대체 무슨 경우냐. 부끄럽지 않나”라며 “참 민망하고 한심한 일”이라며 국민의힘을 쏘아붙였다.

 

김정숙 여사도 문재인정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을 통해 “대통령 배우자의 정상 외교 활동과 관련해 근거 없는 악의적 공세를 하는 관련자들에 대해 정식으로 고소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김 여사 인도 순방 관련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은 페이스북에 “고소한다고 하니 빨리하기를 권해 드린다”며 “온 국민이 실체적 진실을 알고 싶어 하니 하루빨리 수사가 진행돼 진실이 드러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잘 알겠지만, 허위 사실로 인한 명예훼손에서 ‘허위 사실’임은 고소인이 밝혀야 하므로 뭐가 허위이고 허위임을 주장하는 근거자료가 무엇인지는 김 여사 스스로 밝혀야 함을 다시 한번 알려드린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2024 총선 지원 연예인 자원봉사단 간담회에서 가수 김흥국씨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흥국, “한동훈 들이대야” 전당대회 출마 촉구…한동훈, 이재명 겨냥하며 존재감 부각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 설왕설래가 한창인 가운데 가수 김흥국(64)씨가 “들이대야 되지 않겠냐”며 한 전 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를 촉구했다. 

 

김씨는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2024 총선 지원 연예인 자원봉사단 간담회’에 참석한 뒤 취재진과 만나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에 한동훈이) 나와야 되지 않겠느냐. 그렇게 인기가 많은데 나와달라고 국민이 말하는데”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30일 한 전 위원장과 저녁 식사 자리에서 그런 얘기는 오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당시 만남과 관련해 “내 느낌으로 (한 전 위원장이) 조금 외로운 거 같았다. 누구랑 대화하고 싶은데 대화 상대가 없지 않나”라며 “지금 답답하니까 도서관 가고 미술관 가고 운동도 하고 그런 모양”이라고 했다.

 

앞서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김씨를 비롯해 정동남·김병찬·노현희·조영구·박일남·하동진·최준용씨 등 지난 4·10 총선에서 지원 유세를 한 연예·방송인들에게 감사패를 전달한 뒤 “국민의힘을 응원하는 것이 당당하고 자랑스러울 수 있도록 저희들이 더욱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민의힘이 전당대회 시점을 다음 달 25일로 잠정 확정한 가운데 한 전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겨냥하는 등 존재감을 부각하는 모양새다. 

 

한 전 위원장은 9일 페이스북에 “헌법은 탄핵소추와 탄핵심판을 따로 규정하고 있고, 대법원도 형사소추와 형사소송을 용어상 구분해서 쓰고 있으므로 헌법 제84조에서 말하는 ‘소추’란 소송의 제기만을 의미하는 것이라 본다”며 “이미 진행 중인 형사재판은 형사피고인이 대통령이 된다고 해서 중단되지 않는다”고 썼다. 현직 대통령에게 새로운 형사 사건에 대한 소송 제기는 할 수 없어도, 이미 소송이 제기돼 진행 중인 형사 재판은 중단될 수 없다는 취지의 글로 여러 사건에 연루돼 재판 중인 이 대표를 겨냥한 것이다. 헌법 제84조는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 전 위원장은 “형사피고인이 대통령이 된 다음에 실형도 아니고 집행유예만 확정돼도 대통령직이 상실된다.

 

선거 다시 해야 하는 것”이라며 “그제 대북송금 범죄 등으로 전 경기부지사에게 선고된 형량은 9년 6개월 실형이었다”고 덧붙였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1심에서 쌍방울그룹 대북송금에 공모하고 억대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징역 9년 6개월을 선고받은 것과 관련, 당시 경기지사였던 이 대표도 사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사진=연합뉴스

◆추미애, 윤석열 대통령 겨냥 “탄핵만답이다” 6행시…국민의힘 김민전 “‘추미애가정신병’이란 한시가 있었다” 응수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5일 페이스북에 ‘긴급제안 6행시 챌린지 참여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적고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한 6행시를 올렸다. ‘동해 석유 매장 가능성’을 발표한 윤 대통령을 비꼬는 식의 ‘탄핵만답이다’란 6행시를 지은 것이다. 6행시엔 ‘탄성이 쏟아질 줄 알고, 핵폭탄 급 발표를 몸소했건만, 만만한 백성들아!, 답답한 궁상들아!, 이 나라 석유 노다지라 해도, 다 돌아서네 여보밖에 없어’라는 내용이 담겼다. 각 구절 앞글자만 떼어놓으면 ‘탄핵만답이다’가 된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발표를 국면전환용으로 의심하는 눈초리다.

 

이에 국민의힘 김민전 수석대변인은 당일 채널A에 출연해 “추 의원이 어떤 분인지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이미 그가 장관을 할 때 그 모습을 다 봤다”면서 “추 의원의 6행시를 보면서 유행하던 한시가 떠오른다. 당시 유행하던 한시 제목이 ‘추미애가 정신병’이었다. 그 아래는 더 민망해서 읽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가 거론한 한시는 칠언절구(한 구절에 7글자씩 네 구절로 지은 시) 형식을 빌려 추 의원을 노골적인 비속어로 조롱·비난한 글귀다.

 

‘추미애가정신병’(秋美哀歌靜晨竝·가을 날 곱고 애잔한 노래가 황혼에 고요히 퍼지니)으로 시작하는 이 한시는 추 의원이 법무부 장관으로 있던 2020년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돈 바 있다. 김 수석대변인은 “다수 국민은 20% 탐사 가능성이 정말 현실이 됐으면 좋겠다고 느끼는 것 아닌가”라며 “그런 염원을 저렇게 조롱할 수 있나”라고 꼬집었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