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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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청 수목 제거 논란…'불필요한 훼손' vs '불편사항 개선'

충북도청 정원을 지켰던 나무가 주차장 조성 등으로 뽑혀 나가자 논란이 일고 있다.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10일 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청 주차장 확보 사업 중단을 촉구했다.

10일 충북도청 본관과 신관 사이 정원이 있던 공간에 주차장 조성공사가 이뤄지고 있다. 충북도 제공

연대회의는 “지난해 본관 정원 환경정비사업으로 본관동 앞 정원의 작은 연못과 오래된 고목, 향나무 울타리 제거에 이어 올해는 도청 본관동과 의회동(신관) 사이의 수목 수십 그루를 제거했다”며 “지난주에는 도청 서문 옆 향나무 수십 그루도 제거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선 8기 김영환 지사가 발표한 차없는 도청, 환경특별도 충북은 말뿐”고 덧붙였다.

 

특히 “뙤약볕에 그늘도 없는 옥상정원을 이용할 시민도 없는데 서관 옥상정원에 이어 동관 옥상정원 조성을 위해 태양광 발전시설을 철거한 것은 어이없는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또 “기후위기 시대 도심 불볕더위 완화는 나무와 숲밖에 없다”며 “대중교통 활성화 정책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했다.

 

도는 지난해 중앙정원 한쪽을 잔디광장으로 꾸몄다.

 

이 과정에서 정문 양쪽 100여m에 걸쳐 울타리를 형성했던 향나무가 베어졌다.

 

이 향나무는 수형과 생육상태가 좋지 않아 폐기됐다.

 

또 중앙정원을 지키던 주목과 섬잣나무 각각 1그루도 벴다.

 

올해는 본관과 신관 사이 주차장 조성을 위해 향나무와 박태기나무 등을 캤다.

 

이 중 63그루는 도로관리사업소와 청남대, 괴산 아쿠아리움 등지로 옮겨 심었다.

 

10여 그루는 청사 내 재배지를 검토 중이다.

 

지난주에는 서관 앞 울타리 90여m의 향나무를 안전체험관으로 이식했다.

 

인도와 맞닿은 도청 공간을 정원 형태로 꾸미기 위해서다.

 

도 관계자는 “1937년 도청 본관이 지어져 중앙정원도 80년을 훌쩍 넘겼고 신관은 1993년 건설돼 정원 수목이 30년을 넘었다”며 “긴 세월로 나무 간 간섭도 많고 건물과 나무가 닿아 수형이나 수세가 약화했다”고 말했다.

 

이어 “도청 본관 개방과 중앙정원 어린이 체험 공간 조성 등 도민의 공간으로 돌려주고 교통체계 개선, 주차장 조성 등으로 그동안 제기됐던 불편 사항을 개선하고 있다”고 했다.


청주=윤교근 기자 segeyu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