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24일 장중 1390원대로 다시 올라서며 또다시 1400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유로화 및 엔화 약세로 인한 미국 달러 강세 여파로, 앞서 장중 1400원을 돌파했던 4월과 달리 금융시장의 불안을 자극할 정도는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날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1.7원 오른 1390.0원으로 개장한 뒤 1389.0원으로 마감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4월 중순의 환율 불안은 미국 물가 불안 재연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정책 불확실성이 가장 큰 원인이었지만, 지금은 엔화 및 유로화 불안이 직접적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엔·달러 환율은 21일 종가 기준 159.8엔으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고, 유로·달러 환율도 같은 날 1.0693달러로 연저점 1.0619달러(4월16일)에 바짝 다가섰다. 위안화 환율도 7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시장에선 환율 불안을 초래한 원인이 지난 4월과 다른 만큼 주식 및 채권시장에 미치는 악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4월에는 주가, 채권 가격 및 원화 가치가 동반 하락하는 ‘트리플 약세’ 현상이 나타났지만, 최근에는 원화 가치 하락에도 주가와 채권 가격은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원·달러 환율의 1400원 재돌파는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연구원은 “미국이 금리를 9월에 내리더라도 경제지표가 좋아서 추가 인하 부담이 있다”며 “3분기에도 달러화 약세를 확신하기 어렵고 2분기와 비슷할 것”으로 봤다. 이어 “유로화 불안은 당분간 계속되고 결국 달러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3분기 원·달러 환율 하단은 1330원, 상단은 1410원까지 본다”고 말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위원도 “중·장기 달러 강세, 위안화 약세 압력을 고려하면 연내 1400원 돌파 가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3분기 고점 1440원, 평균 1380원 수준의 고환율 기조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