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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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 “5대기업, 해외자회사 배당금 법인세 10조 감면”

2023년부터 과세 대상 미포함
삼성전자 7조6815억으로 최다
경실련 “대기업 감세 철회하라”

정부가 지난해부터 해외 자회사로부터 받은 배당금에 법인세를 매기지 않으면서 주요 재벌기업의 법인세 감면액이 10조원에 달한다는 시민단체의 주장이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4일 5대 재벌기업(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기아차·LG전자)의 핵심 계열사를 대상으로 지난해 해외 자회사 배당금의 법인세 감면액을 살펴본 결과 총 액수가 10조1603억원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시민단체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관계자들이 24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에서 열린 '주요 대기업 해외자회사로부터의 배당금수익 실태와 법인세 감면액 추정 분석 발표 기자회견'에서 익금불산입 폐지 및 법인세 정상 과세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감면액은 삼성전자가 7조6815억원으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그 뒤를 현대차(9930억원), 기아차(9895억원), LG전자(4645억원), SK하이닉스(316억원)가 이었다.

감사 보고서에서 ‘세무상 과세하지 않는 수익’으로 분류한 금액만 법인세 감면액으로 보면 9조6739억원으로 추정할 수도 있다고 경실련은 설명했다.

개정세법에 따라 지난해부터 해외 자회사 배당금에 대해 익금불산입(기업회계상 수입이지만 과세소득 산출에 포함하지 않음)이 확대 적용되면서 국내 기업이 지분 50% 이상을 가진 해외 자회사에서 배당금을 받아 달러를 들여올 경우 세금을 내지 않게 됐다.

경실련에 따르면 이 시기 5대 재벌기업이 해외 자회사로부터 받은 배당금은 2022년 144억1400만달러(당시 약 18조6100억원)에서 지난해 434억4600만달러(당시 약 56조7000억원)로 1년 사이에 290억3200만달러(약 38조원) 급증했다. 기업별로 살펴보면 기아차 29.8배, 삼성전자 7.4배, LG전자 2.4배, 현대차 2.3배로 각각 늘어났으며 SK하이닉스는 0.6배 줄었다.

경실련은 “해외 자회사 배당금 익금불산입 규정으로 인해 대기업은 해외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방식으로 국내 법인세 부담을 회피할 수 있게 된다”며 “이는 노골적으로 대기업의 조세 회피를 부추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낙수효과를 이유로 대기업 위주의 조세 정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기획재정부 분석에 따르면 조세지출 수혜는 재벌·대기업으로 집중되고 오히려 중소·중견기업의 수혜 비율은 줄었다”며 “낙수효과도 기대하기 어려운 해외 자회사 배당금 익금불산입제를 폐지하고 과거와 같이 법인세를 정상 과세하라”고 촉구했다.


윤솔 기자, 세종=안용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