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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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못 갚는 자영업자… 대출 연체액 11조 ‘역대 최대’

고금리에 소비 부진 여파… 1분기 2.4조↑
전 금융권 연체율 1.66% ‘11년래 최고’
가계대출 포함 총잔액도 1055조 최대치

고금리·고물가에 소비 부진까지 겹치면서 자영업자들이 갚지 못한 사업자대출 원리금이 11조원에 육박하며 역대 최대로 불어났다.

1일 한국은행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양부남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분기별 자영업자·가계대출자 대출 현황’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권 사업자대출 연체액(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모두 10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09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연체 규모다.

높은 금리와 소비 부진 속에 자영업자가 갚지 못한 사업자대출 원리금이 역대 최대 규모까지 불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자영업자뿐 아니라 전체 가계대출자의 빚 상환 부담도 갈수록 커져 평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두 분기 연속 다시 올랐다. 사진은 1일 서울 명동 거리 모습. 연합뉴스

분기별 연체액 증가폭(직전 분기 대비)은 코로나19 팬데믹 전후 2019년부터 2022년 3분기까지 분기마다 3조원 안팎을 유지했다. 2022년 4분기 4조1000원으로 뛰어오른 뒤 지난해 1분기부터는 1조원씩 더 불어났다. 작년 4분기 1000억원 증가에 그쳤으나 올해 1분기 2조4000억원 늘었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고금리 여파도 있지만, 과거 금리 상승기에 비해 서비스 업황이 회복되지 못하면서 자영업자의 어려움이 더 컸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권 사업자대출 연체율도 올해 1분기 1.66%로, 2013년 1분기(1.79%) 이후 1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가계대출까지 포함한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권 대출 잔액은 1분기 말 1055조9000억원(사업자대출 702조7000억원+가계대출 353조2000억원)으로 추산됐다. 직전 분기보다 2조7000억원 늘어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한편 전체 가계대출을 살펴보면 1분기 말 현재 1973만명이 총 1852조8000억원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대출자의 평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38.7%로 추산됐다. DSR은 대출받는 이의 전체 금융부채 원리금 부담이 소득과 비교해 어느 정도 수준인지 가늠하기 위한 지표로, 3월 말 현재 가계대출자는 평균적으로 연 소득의 약 39%를 원리금 상환에 쓴다는 얘기다.


김수미 선임기자 leol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