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고물가에 소비 부진까지 겹치면서 자영업자들이 갚지 못한 사업자대출 원리금이 11조원에 육박하며 역대 최대로 불어났다.
1일 한국은행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양부남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분기별 자영업자·가계대출자 대출 현황’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권 사업자대출 연체액(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모두 10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09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연체 규모다.
분기별 연체액 증가폭(직전 분기 대비)은 코로나19 팬데믹 전후 2019년부터 2022년 3분기까지 분기마다 3조원 안팎을 유지했다. 2022년 4분기 4조1000원으로 뛰어오른 뒤 지난해 1분기부터는 1조원씩 더 불어났다. 작년 4분기 1000억원 증가에 그쳤으나 올해 1분기 2조4000억원 늘었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고금리 여파도 있지만, 과거 금리 상승기에 비해 서비스 업황이 회복되지 못하면서 자영업자의 어려움이 더 컸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권 사업자대출 연체율도 올해 1분기 1.66%로, 2013년 1분기(1.79%) 이후 1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가계대출까지 포함한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권 대출 잔액은 1분기 말 1055조9000억원(사업자대출 702조7000억원+가계대출 353조2000억원)으로 추산됐다. 직전 분기보다 2조7000억원 늘어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한편 전체 가계대출을 살펴보면 1분기 말 현재 1973만명이 총 1852조8000억원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대출자의 평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38.7%로 추산됐다. DSR은 대출받는 이의 전체 금융부채 원리금 부담이 소득과 비교해 어느 정도 수준인지 가늠하기 위한 지표로, 3월 말 현재 가계대출자는 평균적으로 연 소득의 약 39%를 원리금 상환에 쓴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