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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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자격증 따면 정부지원금·일자리 준다” 노인 수천명 속여 6억원 챙긴 일당 검거

노인들을 상대로 민간자격증 취득 교육을 받으면 정부지원금도 받고, 일자리까지 보장하는 것처럼 속여 6억원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울산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사기 혐의로 60대 A씨 등 3명을 구속하고,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4일 밝혔다.

 

A씨 등은 2022년 12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노인 3500여명을 속여 총 6억원 상당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서울에 본사를 두고 전국에 각 지역별로 12개 센터를 설립했다. 그러곤 노인들이 많이 모이는 곳을 찾아가거나 지인들의 입소문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교육비 17만원을 내고 민간자격증인 ‘○○지도사’ 교육을 3번 이수하면, 국가지원금 75만원을 받을 수 있다. 시니어인턴십 일자리도 얻을 수 있다”고 속였다. 해당 민간자격증과 정부 지원금, 노인 일자리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각 지역 센터 사무실에선 노인들을 모아놓고 설명회, 강의 등을 열기도 했다.

 

노인들이 1인당 17만원을 A씨 등에게 전달했지만, 이들은 해당 자격증을 발급하는 민간협회 측에 자격증 취득 신청서를 보내지 않는 등 교육증 발급 절차조차 밟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조사 결과 A씨 등은 노인들에게서 받은 돈을 생활비로 쓰거나 개인 빚을 갚고, 센터 운영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 중에는 80대도 있고,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도 있었다”며 “개별 단체들이 보조금 지급이나 취업 약속 등을 하는 경우는 대부분 불법인 경우가 많은 만큼 피해를 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울산=이보람 기자 bora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