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이임 앞둔 싱하이밍, 후회하는 것 묻자 ‘…’

中 대사, 귀환 전 조태열 외교 예방
2023년 ‘베팅 발언’으로 한차례 파문

4년 만에 주한중국대사가 교체됨에 따라 본국 귀환을 앞둔 싱하이밍 대사가 4일 조태열 외교부 장관을 예방했다. 후회하는 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침묵한 그는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는 이임 소감을 밝혔다.

 

싱 대사는 이날 오전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 들어서면서 일명 ‘베팅 발언’, 한·중 관계를 악화시켰다는 평가에 대한 입장을 묻자 묵묵부답인 채 지나갔다. 약 30분에 걸친 조 장관 예방을 마치고 나오면서는 “중·한 양국은 붙어 있는 이웃이자 떼려야 뗄 수 없는 중요한 협력 파트너”라며 “서로 편하게 (교류·협력)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그런 방향을 두 나라 지도자들께서 이미 잡아놓고 우리는 우리로서 노력해 중·한 관계가 한층 더 발전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 뉴스1

싱 대사는 “한국 정부나 각계각층에서 많이 도와줘 고맙게 생각한다”며 “한국에서 친구들도 많이 만들었는데 영원히 그 정을 잊지 않겠다”고 했다. 후임자 선임 여부를 묻는 말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외교부에 따르면 조 장관은 싱 대사에게 “한중 수교협상에도 직접 참여하고 지난 4년 반 동안 주한대사로서 수고가 많았다“고 격려했다. 조 장관은 최근 경기도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 사고 중국인 피해자들에 대해 깊은 위로를 다시 한번 표했고, 싱 대사는 한국 정부가 신경 써준 데 대해 감사했다.

 

조 장관이 싱 대사를 공식적으로 단독 회동한 건 지난 1월 취임 이후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

 

2020년 1월 한국에 부임한 싱 대사는 이달 중순 이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 한반도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으로 북한 사리원농업대학을 졸업한 그는 유창한 한국어와 주북대사관 경력 등을 갖춰 중국 외교부 내 ‘한반도통’으로 꼽힌다. 약 20년의 남북 관련 업무 경험과 풍부한 한국 인맥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지난해 6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중국 패배에 베팅하는 이들은 반드시 후회한다”는 발언이 논란이 된 이후 대외 행보가 눈에 띄게 줄었다. 이 일로 우리 정부 인사와 공식 접촉에 어려움을 겪어온 것으로 보인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