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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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6일제 도입… 거꾸로 가는 그리스 왜?

친기업 성향 총리, 새 노동법 시행
“잘못된 방향” 비판 목소리 높아

주요 선진국들이 주4일제 시대를 위한 실험에 속속 나서는 가운데 시대의 흐름에 역행해 주6일제를 도입한 그리스의 새 노동법이 전 세계적 논란이 되고 있다.

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 CNBC방송 등에 따르면 그리스 정부는 이달부터 생산성 향상을 목표로 한 새로운 노동법을 시행했다. 24시간 운영되는 기업을 대상으로 주6일 근무제를 도입하는 것이 골자로 노동자는 주당 최대 48시간까지 근무할 수 있으며, 초과 근무 시에는 40%의 초과 근무 수당을 더 받는다.

사진=타스연합뉴스

친기업 성향의 키리아코스 미토타키스 총리는 새 법안이 고질적인 노동력 부족을 해소하고, 노동자는 초과근무에 따른 충분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노동자 친화적이며, 성장 지향적인 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과 달리 전 세계 노동 전문가들은 새 법안이 더 많은 실업과 과로로 인한 질병, 사망 등 의도치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지아대학교 건강업무연구소의 말리사 클라크 소장은 “확실히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는 정책이자 근시안적인 조치”라면서 “장시간 근무가 노동자의 건강에 해롭다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다”고 밝혔다.

2020년대 들어 주요 선진국들이 주4일제 시행을 검토 중으로 벨기에는 2022년 주4일 근무제를 최초로 공식 승인하기도 했다. 노동자들의 더 많은 휴식이 생산성 증대로 이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나온 데 따른 움직임이다. CNBC방송은 올해 초 싱크탱크 ‘오토노미’가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해 “세계 최대 규모의 주4일 근무제 시험에 참여한 대부분의 기업이 이 정책을 영구적으로 도입했다”고 밝혔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