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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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총리 “해병대원 특검법 위헌에 위헌 더한 것”…민주당 “거짓말 자백”

정부, 국무회의서 해병대원 특검법 재의요구안 의결
순방 중인 尹대통령, 곧 재가 전망…취임 후 15번째

한덕수 국무총리는 9일 야당이 강행처리한 해병대원 특검법에 대해 “위헌에 위헌을 더한 특검법은 해법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한 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채 상병 특검법안에 대한 재의요구안을 심의해 의결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스1

미국 순방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전자결재를 통해 재의요구안을 재가할 전망이다. 윤 대통령이 채 상병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취임 이후 15번째가 된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21대 국회에서 의결된 이 특검법에 대해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한 바 있다. 해당 법률안은 국회 재의결돼 부결 폐기됐다.

 

한 총리는 “해당 법안을 국회가 재추진한다면 여야 간 협의를 통해 문제가 제기된 사항을 수정 보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렇게 하는 것이 삼권분립의 원칙과 의회주의 정신에 부합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야당은 오히려 위헌성을 한층 더 가중시킨 법안을 또다시 단독으로 강행 처리했다”고 밝혔다.

 

이어 “(특검법은) 기존 문제점에 더해 ‘기한 내 미 임명 시 임명 간주 규정’을 추가시켰고 ‘특검이 재판 중 사건에 대한 공소 취소 권한’까지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형사법 체계의 근간을 훼손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특별검사의 수사 대상, 기간 등도 과도하게 확대했다”며 “이에 정부는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본 법안에 대해 국회 재논의를 요구하는 안건을 국무회의에서 논의코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속한 시일 내에 여야 간 대화와 합의의 정신이 복원돼 거대 양당의 입법 독주와 정부의 재의요구권 행사가 이어지는 악순환이 종결되기를 염원한다”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또 “채상병 사건에 대한 진실규명에 정부는 한치의 소홀함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특검을 거부하는 건 국민에게 생방송으로 거짓말을 했다는 자백이자 국민을 위한 대통령이길 거부하겠다는 선언과 같다”며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을 사유화하고 자신의 범죄 의혹을 덮기 위해서 남용했다는 비판만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수사결과가 미진하면 자신이 직접 특검을 주장하겠다고 한 국민과의 약속을 이제 지킬 때가 됐다"며 "대통령이 떳떳하다면 거부권 행사는 현명하지 않은 방법”이라며 “오히려 특검법을 수용해서 민심을 수용한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자신의 결백도 주장하는 편이 훨씬 현명하다”고 말했다.

 

박 직무대행은 해병대원 순직 사건을 수사한 경북경찰청이 임성근 전 해병대 제1사단장의 직권남용∙과실치사 혐의에 불송치(무혐의) 처분을 내린 것과 관련해선 “임성근 사단장 구하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며 “전형적인 꼬리자르기, 대통령 눈치 보기 수사다. 해병대원 특검이 정답이라는 사실이 더더욱 명확해졌다”고 주장했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