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적함대의 역대 최다인 4번째 우승일까, 축구 종가의 첫 우승일까. ‘미니 월드컵’ 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 결승전이 스페인과 잉글랜드의 빅매치로 펼쳐지게 됐다. 아메리카 대륙 최강자를 가리는 2024 코파 아메리카에선 아르헨티나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37·마이애미)가 2연속 우승을 노린다.
‘호화군단’ 잉글랜드는 11일 독일 도르트문트에서 열린 대회 4강전에서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에 2-1 역전승을 거두고 결승에 합류해 전날 ‘아트사커’ 프랑스와 준결승에서 2-1로 승리해 결승에 선착한 스페인과 우승컵을 놓고 다툰다. 스페인과 잉글랜드의 유로 2024 결승전은 15일 오전 4시 독일 베를린에서 펼쳐진다.
전통의 강호 간 맞대결이다. 스페인은 유럽 최강자의 입지 선점을 정조준한다. 이미 3차례(1964년, 2008년, 2012년) 유로 우승 경험이 있는 스페인은 12년 만에 결승에 올라 4번째 트로피까지 단 1승만 남겼다. 스페인이 우승을 추가하면 독일(3회)을 제치고 역대 최다 우승국으로 등극한다. 이번 대회서 조별리그 3경기를 포함해 6전 전승을 달린 스페인은 그야말로 무적함대의 면모를 자랑하고 있다. 측면 공격수인 16살 ‘천재’ 라민 야말(바르셀로나)이 역대 최연소 유로 대회 득점 기록을 쓰는 등 성공적인 세대교체를 이뤘다. 로드리(맨체스터 시티) 등 중원도 수준급이다.
축구 종가인 잉글랜드는 징크스를 깨며 사상 첫 유로 우승이라는 영예를 노린다. 2021년에 열린 유로 2020에 이어 2개 대회 연속으로 결승행을 이룬 잉글랜드는 이번 대회에서는 이루지 못한 우승의 꿈에 도전한다. 직전 대회에서는 이탈리아에 우승을 내줬다. 잉글랜드가 메이저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건 1966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지만 클럽팀과 대표팀에서 유독 우승과 연이 닿지 않아 ‘무관의 사나이’라 불린 해리 케인(32·바이에른 뮌헨)도 오명을 벗겨낼 기회다.
잉글랜드는 실망스러운 경기력 속에서도 ‘살아남은 자가 강한 자’라는 말을 실천했다. 개러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이끄는 잉글랜드는 케인, 주드 벨링엄(레알 마드리드), 필 포든(맨체스터 시티) 등 슈퍼스타들이 모여 개막 전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혔다. 하지만 조별리그 C조에서 1승 2무에 그치는 등 부진했다. 토너먼트에선 선제골로 끌려가면서도 승부를 뒤집는 끈질긴 축구를 선보이며 결승에 올랐다. 16강, 8강에 이어 이날 네덜란드전에서도 선제골을 내준 잉글랜드는 전반 18분 케인이 페널티킥(PK)을 성공시켜 1-1 동점을 만들었고, 후반에 케인 대신 투입된 올리 왓킨스(애스턴 빌라)가 경기 종료 직전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결승골을 터뜨렸다.
한편 유로 결승전이 열리는 같은 날 또 다른 메이저대회 결승전도 펼쳐진다. 메시가 이끄는 아르헨티나는 콜롬비아와 2024 코파 아메리카 결승전을 가진다.
이날 우루과이와의 대회 준결승전에서 1-0으로 승리한 콜롬비아는 23년 만의 우승에 도전한다. 아르헨티나는 2021 코파 아메리카, 2022 카타르 월드컵에 이어 대회 2연패이자, 메이저대회 3연속 우승을 벼른다. 우루과이와 함께 대회 역대 최다 우승 공동 1위(15회)인 아르헨티나는 콜롬비아를 꺾으면 최다 우승 신기록을 달성한다. 메시가 또 하나의 우승컵을 추가하며 황혼기를 화려하게 장식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