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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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필리핀, 남중국해서 양측 선박 충돌 '갈등 고조'

中 “필리핀 해경선이 고의 충돌” 주장
比선 “中 불법 기동으로 부딪쳐” 반박

중국과 필리핀이 19일 또다시 남중국해에서 갈등을 빚었다. 중국 해경국은 이날 성명을 내고 “필리핀 해경선 두 척이 허가 없이 ‘셴빈자오’(스프래틀리 군도 사비나 암초) 인근 해역에 불법으로 침입했다”며 “이 중 한 척이 반복적인 경고를 무시한 채 비전문적이고 위험한 방식으로 중국 선박 한 척과 고의로 충돌했다”고 주장했다.

필리핀 해안경비대가 제공한 사진에 19일(현지시간) 중국과 분쟁 중인 서필리핀해(남중국해)에서 중국 해경 선박과 충돌한 필리핀 해경 선박 BRP 케이프 엔가노(MRRV-4411) 호의 파손 정도가 나타나 있다. AP뉴시스

중국 해경국은 해당 필리핀 선박이 충돌 후 사비나 암초 해역 진입이 막히자 세컨드 토머스 암초(중국명 런아이자오) 인근 해역으로 오전 6시쯤 진입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필리핀에 “즉각 위반과 도발을 중단하지 않으면 모든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반면 필리핀은 중국 측의 불법 기동으로 양측 간 충돌이 발생했다고 반박했다. AFP통신은 필리핀 정부 부처 연합체인 ‘서필리핀해(남중국해의 필리핀 명칭) 태스크포스’는 성명을 내고 자국 해경선 두 척이 사비나 암초 인근에서 “불법적이고 공격적인 기동을 한 중국 선박들과의 충돌로 구조적으로 손상됐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 산하 남중국해연구원 우스춘(吳士存) 원장은 이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인터뷰에서 세컨드 토머스 암초에서의 중국과 필리핀 간 충돌을 언급하며 남중국해 분쟁이 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전쟁 가능성을 100% 배제할 수 없다”면서도 “(중국으로서는 필리핀과 동맹인) 미국이 개입해 중국과 직접적인 갈등을 빚게 되는 것을 감수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베이징=이우중 특파원 lo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