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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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9층 호텔서 대형 화재… 7명 사망·11명 부상

당시 투숙객 23명… 피해 더 커질듯

“객실서 연기 난다” 119신고 20건
소방, 화재 18분 만에 2단계 대응
불난 8층 객실에는 투숙객 없어
일부 에어매트 뛰어내리다 부상도
최소 18명 사상… 소방 “내부수색중”

22일 오후 7시39분 경기도 부천시 도심의 한 호텔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오후 11시 현재 18명이 숨지거나 다치는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경기도 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39분 부천시 원미구 중동의 9층짜리 호텔 8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화재로 투숙객 23명 중 사망 7명, 중상 3명, 경상 8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다수의 부상자가 있어 사망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당초 1명은 숨지고, 4명이 심정지 상태에서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가까운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후 부상자 상태가 악화하면서 사망자와 부상자 집계가 계속 늘어났다. 불이 난 곳은 9층 높이, 지하 2층 규모로 객실은 약 50개다. 당시 한 목격자는 “8층 객실에서 연기가 난다”며 119에 다급하게 신고했다. 이후에도 유사한 신고 20여건이 잇따랐다.

아비규환 경기 부천시 원미구 중동에 있는 9층짜리 호텔 8층에서 22일 오후 7시39분 발생한 화재로 인한 불길이 맹렬하게 창밖으로 치솟고 있다. 부천소방서·독자 제공, 부천=연합뉴스

불이 난 8층 객실에는 투숙객이 없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불은 호텔 전체로 확대되지는 않았지만, 검은 연기가 치솟으며 인명피해가 커졌다.

소방당국은 신고 접수 3분 만에 대응 1단계를 발령했다. 이후 15분 만인 오후 7시 57분께 대응 2단계로 상향 조치해 인력 153명과 펌프 차량 등 장비 46대를 동원해 불을 껐다.

 

소방 당국은 진화작업을 벌이는 동시에 남아있는 투숙객이 있을 가능성을 대비해 구조작업을 진행했다. 소방 당국 관계자는 이날 저녁 “불을 끄고 있는 상황으로 정확한 인명 피해 규모는 확인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부천소방서 관계자는 “더 이상 피해 확대되지 않도록 모든 소방력 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22일 오후 경기 부천시 원미구의 숙박업소에서 화재가 발생한 가운데 소방대원들이 분주히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승객 일부는 호텔 창문을 통해 소방대원들이 외부 1층에 설치한 에어매트로 뛰어내리는 등 아비규환의 상황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도 부상자가 발생했다. 에어매트는 화재시 또는 재난상황 발생시 고층에서 낙하하는 피난자를 구조하고자, 압축공기를 이용한 공기기둥을 형성하여 신속하게 낙하지점에 펼쳐지게 하는 인명구조 장비다. 일부 투숙객은 창문을 통해 외부로 벗어나다가 다치면서 응급처치를 받기도 했다.

 

소방 전문가는 “탈출이 어려운 상황에서 에어매트로 뛰어내렸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해당 호텔은 3성급으로 부청시청에서 서남쪽으로 250m 떨어진 도심에 위치에 평소 이용객이 많았다.

 

22일 경기 부천 모 호텔에서 불이 나 건물이 검게 타 있다. 이 불로 투숙객 6명이 숨지고 11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연합뉴스

소방당국은 진화가 끝난 뒤 내부를 모두 수색할 방침이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소방 및 지방자치단체는 가용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 화재 진압과 인명 구조에 총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며 “구조대원의 안전에도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지시했다.

 

화재 진압이 완료되면 소방당국이 본격적인 화재원인 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최근 극심한 폭염 속 냉방기기 화재 사고가 잇따르자 소방당국이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19일 0시쯤 이천시의 한 복숭아 농장에서 불이 났다가, 출동한 소방대에 의해 진화됐다. 인명피해는 없었다.


부천=강승훈 기자 shkang@segye.com